트럼프 "이란에 60일 최후통첩 줬다…이제 두 번째 기회" 압박
국제유가·금값 급등...항공주 일제 하락 VS 방산주는 강세
인플레 완화에도 불안한 시장…"연준은 동결할 듯"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3일(현지시간) 미 주가 지수 선물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며 뉴욕 증시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 공습은 에너지 가격 급등, 투자심리 위축, 그리고 중동 내 전면 충돌 가능성까지 불러오며 시장에 복합적인 충격을 안겼다.
중동 불안 속 국제 유가가 8% 넘게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고, 유럽과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방산·에너지주는 상승한 반면, 항공·레저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55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E-미니 다우 선물은 전날보다 395.00포인트(0.91%) 하락한 4만2,921.00을 가리켰다. E-미니 S&P500 선물은 전날보다 50.00포인트(0.83%) 내린 5,999.50에 거래되고 있으며, E-미니 나스닥100 선물도 242.00포인트(1.09%) 밀린 2만1,916.50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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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에서 근무 중인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 트럼프 "이란에 60일 최후통첩 줬다…이제 두 번째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60일 전 이란에 협상하라는 최후통첩을 줬다. 오늘이 61일째다"라며 "그들은 요구를 따르지 않았고, 어쩌면 두 번째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미 예정된 다음 공격은 훨씬 더 잔혹할 것"이라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미 국방부 관계자 2명은 NBC뉴스에 "미국은 이번 작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대가"라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미·이란 양측은 15일(일요일) 오만에서 6차 핵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외교 채널은 열려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에 대한 이란의 대응 강도, 미국의 외교·군사적 개입 여부, 유가의 지속적인 흐름이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영국 팜무어 리버럼(Panmure Liberum)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충돌이 장기화되거나 미국이 본격 개입하게 될 경우, 글로벌 원유·가스 공급망은 상당 기간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국제유가·금값 급등...항공주 일제 하락 VS 방산주는 강세
이스라엘의 공습 여파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8% 넘게 올랐고, WTI는 배럴당 74달러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XOM) ▲셰브론(CVX) 등 대형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뉴욕 증시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3.3%, 2.75% 상승했다. 방산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록히드마틴(LMT)은 3.05% ▲노스롭 그루만(NOC)은 3.9% ▲L3해리스(LHX)는 3.04% 급등했다.
반면, 항공주는 유가 상승 부담에 직격탄을 맞았다. ▲델타 에어라인스(DAL)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홀딩스(UAL)▲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스(LUV)등이 3~5% 하락했다.
전운 고조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은 2개월래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에 ▲뉴몬트(NEM) ▲하모니골드 마이닝(HMY) ▲앵글로골드 아샨티(AU) 등 미국 상장 금광업체 주식도 1~1.5% 상승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진정된 상태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내주 예정된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