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 벙커 내 38개 지역 측정…최고 706Bq/㎥ 검출"
"국방부, 장병들 3개월 가량 라돈에 무방비 노출시켜"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내 위치한 B-1 벙커 내부에서 기준치의 4배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은 1급 발암물질이다.
지난 2013년부터 B-1 벙커의 공기질을 정기적으로 측정해온 국방부는 지난 10여 년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나, 환경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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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2024.08.01 leehs@newspim.com |
특히 이곳에서 전략사령부 요원 약 40명이 상주하며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군 당국이 군 장병들을 라돈에 무방비로 노출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육군 수방사 B-1 벙커에서 측정한 라돈 수치를 공개했다. B-1 벙커는 유사시 전쟁 지휘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수용 의혹이 일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유 의원이 국방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2013년부터 B-1 벙커의 공기질을 정기적으로 측정해왔다.
국군의학연구소의 라돈 측정 결과, 18개소 가운데 16개소에서 라돈이 초과 측정됐다. 이에 국방부는 공기조화(공조)설비 보강공사로 100억원을 투입하는 등 환경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B-1 벙커 일부 지역에서는 라돈이 기준치 이상 측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B-1 벙커 내 38개 지역에서 라돈을 측정한 결과, 최고 706Bq/㎥(베크렐)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인 148Bq/㎥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유 의원은 국방부가 늦장 대응으로 군 장병들을 라돈에 노출시켰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작년 10월 창설된 전략사령부 일부 참모부 요원 약 40명이 B-1 벙커에 상주하며 근무했다"며 "국방부는 사전에 전략사에 라돈 수치 초과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우리 장병들을 3개월 가량 고농도 라돈에 무방비로 노출시켰다"며 "늦장 대응이자, 뒷북 조치"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B-1 벙커 전 지역의 라돈 수치를 낮출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 수립에 적극 착수해주길 바란다"며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 앞에 명확히 해명하고, 장병들과 그 가족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righ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