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률 증가 추세...13년간 사망 원인 1위
위기청소년 자살 생각·시도 이유 '학업 문제' 3년새 3배↑
"입시교육 체제 지속될 수 없는 한계 도달...중대한 경고"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지난 2023년 온라인 커뮤니티의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하던 10대 학생이 SNS로 생중계를 하며 투신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경찰은 당시 투신 사건 이후 극단 선택 관련 신고가 일평균 3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위기의 청소년] 글싣는 순서
1. 학업문제·심리적 불안…극단 선택 증가 '우려'
2. 고위험군 청소년…"자유시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같은해 10월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추락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2022년에도 학생 2명이 옥상에서 추락사했는데 우울증과 학업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에는 청주에서 학대와 성폭력 피해를 입은 정황이 보이는 학생들이 동반 추락사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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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p murder concept. Woman killers. Blue background |
◆ '극단 선택' 학생 작년 역대 최다...스트레스 등 원인
청소년 자살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가족부의 2025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3년 동안 고의적 자해(자살)이 1위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2013년 7.8명과 비교해 2023년 11.7명으로 증가 추세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 조사 결과, 지난해 극단 선택을 한 초·중·고교 학생은 221명으로 2021년 첫 조사 시행 이래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시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결과 전국 초·중·고교의 자살 위험군 학생은 총 1만7667명으로 파악됐다. 검사 대상 중 1.1%에 해당한다.
이런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은 스트레스, 우울 등 정신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
통계를 살펴보면 2024년 중·고등학생 스트레스 인지율은 42.3%다.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2024년도 중·고등학생 27.7%는 최근 1년 내 우울감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수치에 큰 변화는 없으나 10명 중 3명이 우울감을 느꼈다는 의미다.
◆ 청소년 위협 '불안·우울·입시 문제'..."중대한 경고"
한국 청소년들을 극단적 사고로 내모는 요소로 과도한 입시 경쟁 등이 지적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이 심하고 남과 비교하는데,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없다"며 "청소년기는 또래 집단 관계가 중요한 시기다보니 부정적인 생각을 나누는 경우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부산 고등학생들의 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 23일 성명서를 내고 "청소년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삶의 조건과 학교, 사회, 국가가 함께 만들어 낸 사회적 타살"이라고 지적했다. 학생 자살 증가 추세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의 입시경쟁중심의 교육 체제가 지속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중대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여가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24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에 입소하거나 이용 겅험이 있는 9세~18세 청소년 4627명 중 2024년 최근 1년간 자살을 시도해 본적이 있는 위기청소년은 8.2%, 자해를 시도해 본 경험이 있는 위기청소년은 21.5%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 및 시도 이유에 대해서는 '심리적 불안이나 우울'이 37.3%로 1위다. 2021년 48.4%에 비해 낮아진 수치다. 다만 '학업문제'를 이유로 뽑은 비율은 2021년 4.7%에서 2023년 15.0%로 약 3배 증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gdy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