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폭풍 영입을 하고 있음에도 무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폭풍 영입이 꼭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올 시즌 초반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K리그1 순위표 상단에 머무르고 있다. 20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대전은 9승 7무 4패로 전북 현대에 이어 2위(승점 34)에 올라있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다. 9경기를 치러 2승 5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5경기서 1승에 그쳤다. 4월까지 7승 2무 2패를 기록한 것과 차이가 있다. 순위도 선두를 달리다 5월 말부터 전북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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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의 구텍(왼쪽)과 에르난데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2025.06.26 thswlgh50@newspim.com |
계속된 선수 이탈과 부상자 속출이 문제가 됐다. 군 입대자들의 공백이 뼈아팠다. 겨울에는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수비수 이정택이 이탈했고, 여름에는 김현우, 박진성, 임덕근, 김인균이 차례로 빠져나갔다. 중원의 핵심 밥신은 여전히 부상 중이고, 대전의 특급 유망주 윤도영은 직전 광주FC전을 끝으로 브라이턴으로 떠났다. 이로 인해 생긴 공백으로 황선홍 감독은 전술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전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대대적인 보강 작업에 나섰다. 그야말로 폭풍 영입이다. 후반기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을 펼치기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이미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주로 영입하며 구단 창단 첫 K리그1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드러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최대어로 꼽힌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김봉수를 군 전역과 동시에 영입했다. 공격진에는 K리그1 무대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인 에르난데스(브라질)와 제주 SK에서 활약하던 서진수를 신상은과 트레이드 해 데려왔다. 가장 보강이 시급했던 수비진은 여승원과 김진야,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원(3부) 버밍엄 시티에서 뛰던 국가대표팀 측면 수비수 이명재까지 품었다.
이미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입으로 선수단을 개편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좋은 경험이 있다. 강등의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대전은 결국 여름에 합류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시즌 막판 분위기를 타며 조기 잔류에 확정했다. 올 시즌도 작년과 같은 행보를 보인 만큼 후반기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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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26 thswlgh50@newspim.com |
하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들인 노력에 비해 대전은 5월 말부터 이어진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폭풍 영입에도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영입생들이 본격적으로 경기에 참여한 19~20라운드에서 2무에 그쳤다. 적극적인 영입이 부진 탈출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니었던 것이다.
전체적인 조직력과 호흡이 아직 부족하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대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여름에도 영입한 선수들이 안착하는 데 오랜 시간 걸렸다. 난타전을 벌였던 20라운드 광주FC전에선 팀적으로 맞춰진 움직임보다는 개인 능력이 더 빛났다.
전력 보강을 위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새 얼굴을 대거 품었지만 적응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들이 적응 후 제 실력을 펼치기까지 기존 선수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올 시즌 대전의 향방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는 기존 선수들을 살리고, 더 이상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4월에만 8골을 몰아치며 시즌 초반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던 주민규는 지난달 27일 이후 득점포 가동을 멈췄다. 5월에 치른 7경기서 2골에 그쳤다. 주포 주민규의 발끝이 약해지니 동시에 팀도 승리가 줄었다. 주전 수비수 박규현은 피로 누적으로 인한 잔부상으로 직전 경기에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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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26 thswlgh50@newspim.com |
대전 황선홍 감독은 훈련 횟수를 늘려가는 동시에 실전에서 선수들이 손발을 맞춘다면 대전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는 27일 제주와의 경기 후 동아시안컵으로 인해 대전에게 조직력을 가다듬을 수 있는 약 20일 정도의 휴식기가 생겼다. 그동안 여러 불안 요소를 지우고 전력에 긍정적 요인만 더한다면,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것처럼 큰 힘이 생길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에르난데스나 김봉수 등 새로 온 선수들 모두 훈련을 같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적응이 관건이다. 알아가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6월 경기 마무리 후 찾아올 휴식기를 잘 활용할 것"이라며 "7월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