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실적 속 '낮은 보상' 논란에 대응
성과급 상한선 상향에 잔여 재원 분배까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대폭 상향한 새 인센티브 제도를 노동조합에 제안하며 노사 간 이견 해소에 나섰다. 올해 초 불거진 특별성과급 논란 이후 제도적 개선을 통해 내부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와 사측은 청주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8차 임금교섭'에서 새로운 성과급 제도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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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이번 논의의 핵심은 PS(초과이익분배금) 상한선을 기존 대비 70% 늘린 1700%로 상향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매년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PS 지급 재원으로 확보해왔다. 기존에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최대 1000%까지 지급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1700%까지 상향한 데 더해 남은 재원의 절반을 구성원에게 되돌려주는 구조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전년도 영업이익이 30조원이었을 경우 10%인 3조원을 PS 재원으로 확보한다. 이 중 1700% 한도까지 PS로 지급하고도 잔여 재원이 있다면 그 절반을 다시 전 구성원에게 분배하는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미래 사업 및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사측은 잔여 재원을 환원하는 구체적 방식도 두 가지 모델로 제안했다. 우선 '5년 적금형'으로 향후 PS 지급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적립한 금액을 1700%에 도달할 때까지 우선 보전한 후 남은 금액은 5년 시점에 일시금으로 지급한다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법은 '2년 적립 후 3년간 연금형 분할지급'이다. 두 해 동안 재원을 쌓고, 그 후 3년간 일정한 비율로 나눠 구성원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이 두 가지 방안 모두 상한 초과분을 전액 환원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제안은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PS로 기본급 1500%를 지급하고 자사주 30주를 추가로 제공했음에도 노조 및 구성원들로부터 '기록적인 실적 대비 성과급이 낮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는 지난해 23조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갈등 진화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앞서 청주와 이천 캠퍼스에서 구성원 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초과이익분배 기준 재설정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모였고, 이번 임금교섭 자리에서 구체적인 개선안이 논의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측은 이 제안안을 바탕으로 전임직 및 기술사무직 노조와 임금 및 복리후생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