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분기 수도권 물류시장, 공급 축소 속 안정세
하반기 투자 심리 회복 기대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수도권 물류시장이 공급 감소와 함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권역별로 공실률에는 차이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임대료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 |
2025년 2분기 권역별 A급 물류센터 임대료와 공실률. [자료=JLL코리아] |
17일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기업 'JLL코리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16.4%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A급 물류센터란 수도권 내 연면적 3만3000㎡ 이상, 램프·자연 경사로를 통해 전층 접안 가능한 곳을 말한다.
권역별로는 중부(2.9%), 남부(15.0%), 서부(23.2%)의 공실률은 하락했지만 북부(33.3%)와 남동부(13.2%)는 상승했다. 북부 권역은 군사시설·상수원보호구역 등 개발 제한 요소가 많아 A급 물류센터의 공급이 제한적이라 개별 센터의 공실 여부가 권역 전체 공실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중부 권역은 인구 밀도가 높고 개발 여건이 양호하지 않아 향후에도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전체의 순흡수면적(일정 기간동안 시장에 새로 들어온 면적에서 퇴거한 면적을 뺀 면적)은 약 22만6086㎡로 전 분기 대비 56% 감소하며 2020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흡수면적이 양(+)이면 시장에 들어온 면적이 나간 면적보다 크다는 의미다.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물류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G마켓과의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며, 테무는 김포에 물류센터를 임차했다. 징둥은 인천과 이천에 물류센터 구축을 완료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쿠팡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럭셔리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으며, 컬리는 네이버 쇼핑 입점을 통해 신규 수요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심혜원 JLL코리아 리서치팀장은 "상온 면적에 대한 임차 수요가 집중 현상은 계속됨에 따라 기존 저온 공간을 상온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다수"라며 "최근 저온 물류센터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이러한 상온 전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2분기 수도권 A급 물류시장에는 총 4개의 신규 물류센터가 공급됐다. 15분기 만의 최저치다. 중부 권역의 분당야탑물류센터(약 7만283㎡), 북부 권역의 케이로지스고양(약 5만3259㎡), 남부 권역의 평택 후사리 물류센터(약 7만1745㎡)과 남동부 권역의 여주 삼군리 물류센터(약 3만9056㎡) 등이다.
올 상반기 누적 신규 공급면적은 전 반기 대비 약 40% 감소했다. 연간 공급량도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건설비 상승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 등으로 신규 착공과 인허가 모두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올 초부터 이달까지 인허가를 받은 물류센터는 5건, 착공된 센터는 6건이다. 2023년 83건, 2024년 33건과 비교해 현저한 내림세다.
지난 분기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의 명목 임대료는 3.3㎡당 3만5300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 상승했다. 전 권역에서 임대료 인상이 관찰된 가운데, 중부 권역(3.1%)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권역별 3.3㎡당 평균 임대료는 북부(4만4600원) 서부(4만600원) 중부(3만8300원) 남부(3만1300원) 남동부(3만900원) 순이다. 중부 권역의 경우 일부 센터가 임대료를 올린 데다 우수 입지의 신규 물류센터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며 인상 폭이 확대됐다.
우정하 JLL코리아 전무는 "공급 감소 속 수도권 물류센서 명목 임대료는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공실 상황에 따라 임대인은 인센티브 등을 통해 실질 임대료를 조정하고 있으며, 같은 권역 내에서도 입지 조건에 따라 임대료 상승폭은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 2분기 물류 부동산 투자시장에선 전 분기 대비 71% 감소한 3846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요 거래는 경북 경산 쿠팡 물류센터(1558억원), 경기 안성 양변리 물류센터 A·B동(1210억원), 제주 장전리 물류센터(485억원), 경기 용인 원삼 물류센터(약 430억원) 등이다.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평균 캡레이트(Cap Rate, 연 임대료를 건물 매매가격으로 나눈 값)는 전 분기와 동일한 5.3%를 유지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활발한 상황이다. DWS, 블랙스톤, KKR 등 주요 글로벌 운영사들이 3분기 중 물류자산 편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민수희 JLL코리아 상무는 "현재 시장에 다양한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대 가격 격차가 존재한다"며 "우수한 입지를 갖추고 드라이 비중이 높은 자산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