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인터뷰서 "트럼프와 일주일에 한 번 통화… 우크라와 무역 이슈"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유럽은 과거에 실제로 (안보) 무임승차자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지역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군사비 증액을 압박하기 위해 동원했던 논리를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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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지난 19일 한 행사에 참석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영국 런던을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양국간 포괄적 우호 협정을 체결한 메르츠 총리는 이날 오전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유럽은 스스로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는 "그들(미국)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미국과 유럽은 같은 입장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큰 위협을 목격하고 있으며 그 위협은 바로 러시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위협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우리의 평화와 자유, 유럽의 질서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이 최근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는 충분히 강하지 않고, 우리 군대도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많은 돈을 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지금까지 모두 세 번 만났고,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며 "주요 현안에 대해 협력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데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역 협상과 관세 이슈"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을 원내 1당으로 올려놓은 뒤 지난 5월 총리에 오른 그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선거 승리 당일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운명에 크게 무관심하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그 이후 마음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미국 대통령이나 행정부만큼 (유럽에) 선명하거나 헌신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방위력으로부터 더 큰 독립성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