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반성…기회 준 팀에 감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했던 공격수 이재영(28)이 4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입는다. 무대는 일본 여자배구 SV리그. 구단은 빅토리나 히메지다.
일본 히메지 구단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재영의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 측은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력과 수비 능력을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소개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히메지 구단은 올해 초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은 일본 리그 외국인 선수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영이 마지막으로 공식 경기에 나선 것은 2021년 그리스 리그 소속으로 몇 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잦은 부상과 비판 여론, 은퇴 암시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배구계를 떠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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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배구 히메지 구단에 입단한 이재영. [사진=빅토리나 히메지 SNS] |
히메지는 일본 오사카 인근을 연고로 한 SV리그 여자부 1부 리그 팀. SV리그는 2024~2025시즌 출범한 일본 배구의 새 간판 리그로 기존 V리그보다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 남녀 모두 1·2부로 나뉘며 대표팀 선수들의 비중이 높고 유망주와 외국인 선수 유입이 활발하다. 히메지는 지난 시즌 14개 팀 중 6위를 기록했다. 사령탑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비털 샐린저 감독이다.
이재영은 2014~2015시즌 흥국생명에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프로에 입단했고 이후 빠르게 에이스로 성장했다. V리그 신인상, 정규리그 MVP(2회),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21년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과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폭로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배구 팬들 사이에서 큰 반발이 일었고 결국 두 선수 모두 국내 리그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후 그리스 A1리그 PAOK 테살로니키에서 뛰었으나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2022~2023시즌 페퍼저축은행 입단을 타진했으나 여론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해 7월에는 SNS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응원해달라"고 남기며 사실상 은퇴를 시사했다.
이재영은 구단을 통해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본 무대에서 뛰게 돼 기쁘다"며 "지난 일들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구는 내게 대체할 수 없는 존재였다. 기회를 준 팀에 감사하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영이 복귀전을 치를 히메지의 시즌 첫 경기는 오는 10월 10일 오사카 마벨러스전이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