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4일(현지시간) 스카이댄스 미디어(이하 스카이댄스)와 파라마운트 글로벌(파라마운트) 간의 합병을 공식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8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이른바 '미디어 빅딜'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WSJ 소식통들은 향후 수 주 안에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스카이댄스는 2006년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설립한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사다.
이번 합병으로 스카이댄스는 파라마운트 픽처스 영화사와 CBS 방송망, MTV·니켈로디언·코미디센트럴 등 유명 케이블 채널과 결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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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댄스 미디어와 파라마운트 글로벌 [사진=로이터 뉴스핌] |
FCC는 승인 조건으로 언론 중립성 유지와 편향 보도 방지를 강조했다. 스카이댄스 측은 CBS 뉴스가 편견 없는 저널리즘을 지향하고, 편집 의사 결정은 미국 내 다양한 이념적 관점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청자 민원과 편향성 우려를 점검할 옴부즈맨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 브렌던 카 FCC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파라마운트 산하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
카 위원장은 "미국인들은 더 이상 기존 전국 뉴스 매체들이 완전하고 정확하며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믿지 않는다."라며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스카이댄스가 한때 명성을 떨쳤던 CBS 방송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약속을 환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엘리슨 스카이댄스 CEO가 신설 법인의 대표를 맡고, NBC유니버설·폭스 출신의 제프 셸이 사장직에 오를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전직 프로그램 임원으로 명성을 떨친 신디 홀랜드가 회사의 스트리밍 사업 부문을, CBS 수장인 조지 칙스는 CBS를 포함한 일부 사업 부문을 계속 맡게 될 전망이다. 반면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공동 CEO 브라이언 롭빈스는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이번 거래는 지난해 말 엘리슨 CEO가 파라마운트 최대 주주인 샤리 레드스톤에게 인수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은 지난해 7월 최종 합의에 도달했고, 같은 해 9월 FCC에 승인을 신청했다. 약 9개월간의 심사 끝에 승인이 내려진 셈이다.
FCC가 결정을 미룬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과의 CBS 방송 인터뷰가 편파적으로 편집됐다며 2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초 파라마운트는 1600만 달러에 합의하며 사건을 종결했다. FCC의 승인은 이 합의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스카이댄스로부터 2000만 달러 규모의 광고 및 공익광고 계약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댄스 측은 아직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