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기계 장치인 스마트폰도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35도를 훌쩍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는 '스마트폰 열사병' 주의보가 내려졌다고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대형 스마트폰 수리업체에 따르면 올 4~7월 스마트폰 수리 의뢰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주변 온도가 0도에서 35도인 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35도를 넘는 폭염은 스마트폰에게도 견디기 힘든 더위라는 뜻이다.
KDDI,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24일 각 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스마트폰도 열사병에 걸린다"며 이례적인 주의보를 내놨다.
스마트폰은 PC처럼 방열 팬을 탑재하고 있지 않아 외부 온도의 영향을 받기 쉽다. KDDI의 실험에 따르면, 주변 온도가 35도인 상태에서 충전하며 동영상을 계속 재생하면 스마트폰 표면 온도는 48.7도까지 상승했다. 주변 온도가 45도라면 56.7도까지 오르고, 동영상 재생이 끊기는 현상이 확인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환경 온도가 45도를 넘으면 급격히 열화한다. 완전히 충전해도 사용 시간이 짧아질 뿐 아니라, 배터리가 부풀어 스마트폰 자체가 손상될 위험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곳이 자동차 안이다. 대시보드 근처는 에어컨을 23도로 설정해도 60도를 넘는다.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 용도로 사용하면 앱이 계속 실행되는 상태가 돼 온도가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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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 도쿄 거리 모습 [사진=뉴스핌DB] |
◆ "스마트폰도 더위 먹는다...쉬게 하세요"
사람도 스마트폰도 더위를 피할 곳을 찾아 쉬어야 한다.
일본 가전양판점 빅카메라는 6월부터 스마트폰 냉각용품 코너를 마련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스마트폰 뒷면에 붙여 사용하는 흡열 시트로, 내부 온도를 3~4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소형 선풍기로 바람을 쏘아주는 팬형 냉각기, 젤 타입 냉각제도 인기다.
다만 아이스팩 같은 보냉제로 직접 식히는 것은 위험하다. 보냉제로 식히면 급격한 온도차로 내부에 결로가 생겨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본 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NITE)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 사고의 85%는 6~8월 발생하며 대부분 화재로 이어진다. 여름철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따금 그늘을 찾아 스마트폰을 쉬게 해줘야 할 듯하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