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350만원 넘는 노선…"오류 아냐, 전략적 특가"
에어프레미아 신규 취항에 대응…합병 앞둔 차별화 전략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인천~하와이(호놀룰루) 노선의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권을 120만원대에 판매하며 소비자 주목을 끌었다.
성수기에는 최소 350만원 선에서 판매되는 노선인 만큼 가격 오류 논란도 일었지만, 항공사 측은 '정상 운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
A350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호놀룰루 노선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을 최소 120만원에 판매했다.
한정 수량으로 제공한 특가 상품으로 빠르게 매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에러 페어(가격 오류)'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인천~런던 왕복 노선의 비즈니스 특가 항공권 운임을 '이코노미 특가'로 잘못 입력해 승객 300여명에게 판매한 바 있어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번 하와이 노선 사례의 경우 오류가 아니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당 운임은 정상적인 요금 체계 내에서 제공된 것"이라며 "노선의 수요 및 공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즈니스 특가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파격 특가에 대해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여름철 수요 집중 기간을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좌석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에어프레미아가 해당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가격 경쟁이 심화된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호놀룰루 노선의 경우 에어프레미아가 이달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권은 이코노미석 기준 최조 60만원 선이다. 좌석 간격이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이코노미석과 가격이 비슷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LCC)가 몽골 노선 취항 후 항공권 가격이 대폭 내려간 것처럼 보통 LCC에서 운항을 시작하면 대형항공사(FSC)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좌석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중심의 노선 운영과 가격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통합 항공사' 출범 시를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석을 성수기에 100만원 초반대에 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수익보다는 비즈니스 경험 제공, 충성 고객 확보에 방점을 둔 마케팅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프리미엄 좌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이 비즈니스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기준 추가적인 특가 계획은 없지만, 이후 시장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