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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타결 이후 진짜가 나타났다...'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 본격화

기사입력 : 2025년08월01일 12:17

최종수정 : 2025년08월01일 12:17

조현-루비오 회담에서 '동맹 현대화' 필요성 언급
주한미군 '중국 견제'에 집중...안보 변화 불가피
사실상 '한미 동맹 재조정'..."동맹 역사상 가장 엄중"
정부 고심 담긴 '미래형 포괄전략동맹' 용어 차별화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미국 워싱턴에서 31일(현지 시간) 열린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한·미 동맹 현대화'에 대한 양국 간 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날 회담은 양국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번째 양국 외교 수장의 만남이었다. 특히 한·미 간 관세협상이 타결된 이후 이뤄진 회담이어서 안보 협력을 포함한 양국 간 동맹 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해 10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서 도보부대와 주한미군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전화통화에서도 양국은 "한·미 동맹을 상호 호혜적으로 현대화하기 위한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관세 협상 마무리와 함께 동맹 현대화에 대한 논의가 양국 간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 동맹 현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국이 명확히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이를 통해 미국이 달성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동맹 현대화에 대한 미국의 공개적 언급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의 발언을 통해서 처음 나왔다. 그는 당시 한·미 관계의 도전적 요소로 관세 문제와 동맹 문제를 꼽으면서 "미국은 동맹을 현대화해서 새로운 전략적 도전에 대응하기를 원하고 중국 문제를 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내 미국 전략 자산과 주한미군, 주일미군 태세, 한국의 국방예산 증액 필요성,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개정을 통한 한국의 분담 비용 증액 등을 언급했다.

윤 대사대리가 말한 새로운 전략적 도전이란 중국이다. 따라서 동맹 현대화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서 한국이 더 많은 기여와 역할을 해야 하도록 한·미 동맹의 성격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3월 미 국방부가 공개한 '임시 국방전략지침'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 지침은 미국이 본토 방위와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아시아와 유럽·중동의 동맹국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러시아·북한·이란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중국 견제로 전환되고 한국의 방위는 한국이 스스로 책임지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맹 현대화 논의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성격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및 주한미군 감축 또는 재배치, 한국의 국방예산 증액, 한·미 SMA 개정, 그리고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는 현재 지상군 위주의 주한미군의 전력과 무기체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또한 주일 미군과 유기적 통합 지휘체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일 군사협력도 차원이 다른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결국 미국이 말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는 '한·미 동맹의 전면적인 재조정'을 의미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3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양국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외교부] 2025.08.01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를 통해 미국은 한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안보적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협상에서 한국은 통상·투자·구매에 안보 문제까지 포함시키는 이른바 '패키지딜'을 추진했지만, 실제 협상에서는 무기 구매·국방예산 증액 등 안보 관련 사안이 제외됐다. 미국이 패키지딜을 거부한 것은 안보 분야에서 한국에 요구할 것이 많고 크기 때문이다. 통상과 안보를 분리해 두 분야에서 모두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다.

한·미 동맹 현대화는 역내 안보환경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국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2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중·한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도 않으며, 어떤 제3국으로부터 제한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한 것은 한·미 동맹 현대화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담긴 견제성 언급이다.

미국은 한·미 동맹 현대화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정부가 미국과 다른 독자적인 용어로 차별화한 이유는 앞으로 벌어질 협상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미국의 동맹 재조정 요구를 거부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원하는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국방부가 안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미 동맹과 현대화 사이에 '상호 호혜적'이란 수식어를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 안보협력 문제에 정통한 전직 관료 출신 외교 소식통은 "한·미 동맹의 한 축이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관세 협상으로 붕괴되고 이제는 동맹의 가장 기본적 요소인 군사협력의 기본 틀을 바꾸는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미 동맹 역사상 가장 엄중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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