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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일반

뼛속까지 자본주의, 中 공맹철학 기치 사회주의 전력질주

기사입력 : 2025년08월11일 16:55

최종수정 : 2025년08월15일 10:06

오늘날 공산당과 중국체제 새 통찰 필요
차이와 다름 인정, 미래 지향적 외교
수교33년 한중 관계 신좌표 필요
자율적 대중 전략 여지 확대해야
질시의 시선 반중 조장, 국익 해쳐
대륙 변화 현실 직시 대응방안 찾아야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말중 '문화'와 '문명'이란 두 낱말의 쓰임새는 큰 범주에서 우리와 별로 다를 바 없지만 몇몇 경우에서 용례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중국 어느 도시를 가든 남자 화장실에는 거의 통일적으로 '향전일소보, 문명일대보(向前一小步, 文明一大步)'라는 캠페인성 표어가 부착돼 있다.

'앞으로 다가가는 작은 한걸음은 문명(교양을 갖춘 현대인)으로 가는 큰 걸음'이라는 뜻의 계몽 구호다. '한발짝 다가가 주세요. 문화인은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합니다'라는 정도의 뜻인데 중국에선 이런 경우 '문명'이란 말을 사용하는 점이 흥미롭다.

우리말에선 청결한 식사 습관과 자동차 운전 예절, 화장실 사용 매너를 갖춘 사람에 대해 '문화인'이란 표현을 쓰는데 비해 중국에선 이런 경우 대부분 '문명'이란 개념이 적용되는게 우리와 다른 점이다.

우리는 잘 쓰지않지만 중국에서 문명인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역시 언어 습관의 중요한 차이점중 하나로 중국 말에서 '문명인'은 대체로 보편적 세계관을 가졌거나 현대(선진 발전)적이고 진보적 가치관을 지닌 부류를 일컫는다.

 

나라와 지역마다 고유한 언어 관습과 제도 종교 등은 대부분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의 문제다. 공존과 공동번영을 위해선 차이를 놓고 다투기 보다 동양철학에서 강조하는 구동존이(求同存异, 다름을 제쳐두고 서로 통하는 것을 함께 추구하다)의 지혜가 필요하다.

개인 사이든 국가간이든 불화의 간극을 좁히고 큰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피차간의 차이와 다름, 상대가 처한 고유한 상황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나만 무조건 옳고 너는 틀리다'는 독선에서 벗어나야한다.

유교 사상 철학가 맹자는 '물지불제 물지정야(物之不齐 物之情也)'라고 했다. 세상 만물은 모래알 하나조차 서로 같지 않은게 자연의 섭리라는 뜻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언어 사상 종교 문화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나라간 화합을 위해서는 먼저 다름을 인정해야한다'며 외교무대에서 종종 이 말을 인용한다.

인류 보편적 세계관을 기본 전제로, 언어와 생각 입장 관습 제도 이념 종교 체제 등에서 상대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면 갈등과 극단의 대립을 피할 수있다. 그 뿐만 아니라 어제의 적과도 내일부턴 친구가 되고 서로의 이익을 모두 배가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동서냉전이라는 시대적 조류와 중국이 한국전쟁 때 북한을 도왔던 과거 때문에 한참동안 '적성 국가'로 지냈다. 33년전인 1992년 8월 24일 노태우 정권 시절 양국은 국가 관계 정상화, 역사적인 한중 수교를 체결했다.

당시 수교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은 상호간의 체제 차이와 다름을 충분히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우리로선 공산당 일당 체제에 따른 이념적 거리감과 사회주의 중국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 통일정책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민당 정권 대만과의 단교도 바로 그 때문이다. 

중국 역시 분단 극복이라는 한국의 노력, 즉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 지지를 천명하면서 양국은 상호 호혜의 수교 정신에 입각해 경협과 인적 교류 확대로 공동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차이와 다름을 서로 인정하는 이런 노력들은 경제와 문화 인적 교류에 있어 두나라 모두에 이로운 성취를 안겨줬다.

현재의 한중관계로 볼때 수교 당시 합의 사항에 균열이 갈 만한 결정적인 대사변은 없다. 특기할만한 점이라면 중국이 세계가 놀랄만한 단기 초고속 성장으로 미국 까지 두렵게하는 글로벌 '강대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는 '굴기'로 압축되는 중국 번영을 바라보는 시선에 크게 두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질시와 현실 직시다. 전자는 짧은 시간 중국의 놀라운 국가 도약을 시샘하는 태도이고, 후자는 대륙의 변화를 인정하고 이제라도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실제적 관점이다.

중국을 질시하는 정서는 특정 이익을 노린 일부 정치 세력의 반중 프레임에 편승해 중국을 악마화하는 극단적 중국 혐오로 치닫는다. 당장 전쟁을 할거라면 몰라도 이런 반중 분위기 조장은 우리 국가 이익을 위해 하등 이로울 게 없다.

세계가 깜짝 놀란 중국굴기와 대륙의 변화를 담담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중국 성공의 요체가 무엇인지 찾아봐야 한다. 미국 외교전략가 키신저의 말처럼 '떠오르는 중국과 지는 미국' 양국의 국가전략엔 어떤 차이가 숨어있는지 중국 지도자들에겐 무슨 다른 점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공산당이 주인인 현대 중국의 국가 시스템은 서방 체제와 달리 정치 경제 사회 제도적으로 기존 정치 학설로 규정하기 힘든 복합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정치 체제적으로는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경제는 뼛속까지 자본주의이고, 지도자들은 한때 공산당이 배척했던 공맹의 전통 철학으로 나라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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