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마다 점진 지원...5개팀 무한경쟁 모드 돌입
업스테이지 팀...혁신성 강점, 자금력은 '글쎄'
팀별 뚜렷한 장단점...각사별 전략 싸움 심화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국가대표 AI로 선정된 다섯 개 팀이 결정된 가운데, 업계 관심은 벌써 다음 탈락자가 누군지에 대해 쏠려 있다. 대형 언어모델(LLM) 기술 개발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래픽 처리 장치(GPU) 등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력도 중요한 척도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각 컨소시엄별 전략 싸움이 심해질 전망이다.
◆ 떨어지면 정부 지원 끝...피말리는 3년 시작됐다
14일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 연구원 등 5개팀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소버린 AI)' 구축 프로젝트 최종 선정을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올해 12월 말 1차 평가부터 6개월에 한 팀씩 탈락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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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 팀은 치열하게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최종 선정에서 탈락하게 되면 정부의 직접적 지원이 끊기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AI 5팀에 2027년까지 53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GPU 지원에 4500억원,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에 628억원, 인재 채용 지원에 최대 250억원이다.
이는 단순한 일괄 지급이 아닌, 반기 단위의 성과 평가를 통해 점진적으로 집행된다. 인재 채용 지원을 예로 들면 ▲2025년 하반기(총 50억원) ▲2026년 상반기(총 100억원) ▲2026년 하반기(총 100억원) ▲2027년(총 100억원) 등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오래 살아남을 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초반에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기업 '대규모 자본', 스타트업 '혁신성' 강점...최종 승자는
이번 최종 선정 5개팀 중 유일한 스타트업 컨소시엄은 업스테이지다. 특히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은 래블업, 노타, 플리토 등 컨소시엄 내 스타트업 비중이 매우 높다.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의 경쟁력은 혁신성이 장점이다. 특히 LLM 분야는 기술 주기가 매우 짧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소통과 혁신성이 매우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학습·구축이 된 모델도 새로운 알고리즘, 더 효율적인 추론 엔진이 나오면 금방 구식이 된다"며 "스타트업의 특징이 의사소통이 수평적이고 신속하다는 점이며, 이것이 업스테이지가 가진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스테이지의 부족한 자금력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업스테이지의 자본금은 2억 2820만원으로 네이버,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에 비해 월등히 낮다.
특히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있어 GPU 확보가 필수적인데, LLM 개발에 쓰이는 데이터센터급 모델은 더더욱 비용이 비싸다.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AI 학습에는 데이터센터급 모델 GPU가 수천장이 필요하다"며 "초기 인프라 투자에만 몇천억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자금력이 확보됐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데이터센터 등의 운영 경험도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해당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클라우드와 LG AI 연구원 컨소시엄이다.
우선 네이버클라우드는 춘천 '각'과 세종 데이터센터 등 자체 기술 기반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수년간 직접 구축·운영해왔다. 또 70만대 이상의 서버를 관리하는 실질적 트랙레코드와 위기관리(화재시 시스템 유지 등) 경험, 설비·전원·네트워크 이중화, 운영 자동화 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LG AI연구원 역시 초기에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했으나, 최근엔 LG CNS와 손잡고 대형 온프레미스 기반 데이터센터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로 빠르게 확장 중이다. 최신 GPU·서버, 분산학습 클러스터 운영, 장애와 성능 최적화, 자원 유연 배치 등 고도화된 실전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12월 예정된 성과 평가까지 각 컨소시엄별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업스테이지는 정부 지원을 통해 GPU 확보에 열을 올릴 것"이라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인프라 추가 구매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전략, 인프라 등 여러 요소가 있고 각 컨소시엄별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각 사별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