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조합에 공사비 34% 증액 요청
조합 "설명 자료 부족… 조합원 설득 어렵다"
대우건설도 맞서… "추가 보완 요구 전부 응했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경기권 대규모 리모델링 단지인 수원 벽적골 두산·우성·한신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공사비 증액과 사업비 대여가 쟁점인데, 양측 입장이 팽팽한 탓에 해결이 요원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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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영통구 두산·우성·한신 리모델링 조감도 [자료=두산·우성·한신 리모델링 조합] |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원 벽적골 두산·우성·한신 리모델링조합은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공사비 증액을 사이에 둔 갈등을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2년 5월 벽적골 두산·우성·한신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되며 공사비로 3.3㎡당 595만원을 제안했다. 총공사비로는 5858억원이다. 올 4월 대우건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조합에 기존 대비 약 34%(1969억원) 높은 7827억원(3.3㎡당 795만원)에 도급계약 체결을 요구하며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조합은 과도한 공사비 증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에 대한 상세 내역을 요청했지만, 대우건설은 A4용지 4장 분량에 그치는 항목별 금액만 제공해 조합원이 공사비 인상 찬성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설계상 상가와 유치원 등 일부 인허가 면적에서 제외되는 부분이 있어 공사비 재산정을 요구했으나, 이런 경우에도 공사비는 동일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본계약 공사비는 지난해 12월 승인받은 사업계획에 포함된 설계도서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며 조합 요청에 따라 공사비 증가 상세내역서와 설명자료, 공사도급본계약서(안), 마감재리스트 상세자료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에서 4~5차례의 추가 보완을 지속적으로 요청함에 따라, 3.3㎡당 가격으로 입찰 사업지에서 사업시행인가도면 하에 물가인상지수를 월등히 초과하는 원자재와 인건비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공사비 인상 사유를 반복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공사 면적에 대해선 시공사 선정 입찰제안 당시부터 공사 범위에서 빠져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표기법 오류에 따라 사업계획승인 설계도면상 연면적에 포함돼 있었던 면적을 기반으로 공사비를 재조정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조합과 대우건설은 사업비 대여 문제로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 측은 대우건설이 운영비 명목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 149억원을 무이자 대여를 약속해놓고 공사비 합의가 이뤄져야 지급하겠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한다고 주장한다.
대우건설은 조합에 대여금을 집행하려면 도급계약서에 쓰인 대로 ▲조합 집행부 이사·대의원회의 결의 ▲계약서 ▲세금계산서 등 제증빙 서류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 서류가 없는 상태라고 맞받아쳤다. 대여금 청구를 둘러싼 집행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고려하면 조합이 요구하는 운영비 선급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조합과 시공사 사이 입장 차이가 명확한 상황이라 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합은 올 6월 분담금 확정 안건이 상정된 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공사비 관련 자료가 부족해 무기한 연장했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대우건설 측은 "분담금 확정총회는 시공사와 체결한 공사도급계약상 본계약 공사비 협상이 끝나고 조합원 분양가 협의가 완료돼야 열 수 있는 일종의 권리변동계획"이라며 "조합에서 일방적으로 계획할 것이 아니라 시공사와 순차적으로 협의 후 수립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수원시에서도 중재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열린 대우건설의 공사비 설명회에 수원시 관계자가 배석하여 모니터링하는 등 제도적 원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원 벽적골 두산·우성·한신은 경기 수원 영통구 영통동 973-3에 위치한 아파트로 올해 준공 29년차다. 현재 최고 20층, 18개 동, 1842가구를 수평·별동 리모델링 방식으로 증축해 1956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2000가구 규모로 이뤄지는 최초의 리모델링 정비사업지라는 특징이 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