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공사비 169억원 인상 요구
조합, 즉각 채무부존재 소송으로 맞서
'입주 제한' 카드까지 나왔지만 결국 철회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조합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공사비 증액 다툼을 일단 정지했다. 대우건설은 두 달 전 내놨던 입주 제한 카드를 거두고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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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주경 투시도. [자료=대우건설] |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행당7구역 조합의 입주제한 조치를 철회하기로 했다.
조합과 대우건설 간의 갈등은 올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건설은 ▲일반분양을 위한 추가 집행비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무이자 금융비융 일부 반환 ▲써밋 특화 기준으로 인한 마감변경과 조경 특화 등을 이유로 169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다.
당시 대우건설 측은 "일반분양 물량이 조기 완판되며 조합의 분양수익이 당초 계획보다 622억원 늘었다"며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으로 회사는 3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또 169억원을 증액하더라도 이 사업장의 3.3㎡ 당 공사비는 663만원으로, 서울시 평균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지난해 6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사비 검증을 통해 인상한 282억원 안에 해당 금액이 다 포함돼 있다며 맞섰다. 조합 관게자는 "향후 물가상승분에 따른 공사비 증액은 없다는 내용의 합의도 진행했는데, 7개월 만의 인상 재요청은 무리"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 5월 공사비 증액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입주를 제한하겠다고 통보했다. 조합은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하며 대응했다.
입주 예정자 사이 입주 지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서울시는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했다. SH의 공사비 검증을 재차 진행한 한편 수 차례에 걸친 양측 협의를 진행했다.
이에 양측은 공사비 증액 문제를 소송을 통해 해결하기로 정리했다. 조합 관계자는 "유치권 행사 등 입주제한 행위는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서울시 코디네이터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법부 판단에 맡기는 쪽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은 최고 35층, 총 7개 동, 958가구 규모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왕십리역에 걸어서 도착할 수 있는 입지다. 향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동북선 경전철까지 들어오면 총 6개의 노선이 통과한다. 행당초, 무학중, 한양사대부고 등 학군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