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유대주의 구실로 특정 대학 겨냥 이념적 공격"
백악관, 항소 방침…NYT "협상서 대학이 우위 점할 계기"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 중단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버드대학이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법원의 앨리슨 버로스 판사가 하버드대에 배정된 26억 달러(3조5100억 원)의 연구 지원금을 반유대주의 척결을 명분으로 동결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위헌이라고 판결, 지원금 동결과 중단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판결이 아직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압적인 방식으로 미국의 엘리트 고등교육 체제를 개편하려는 시도에 대한 중대한 제동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이 백악관과의 합의 과정에서 하버드대에 협상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버로스 판사는 84쪽에 이르는 장문의 판결문에서 "반유대주의와 싸워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권리, 특히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며,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책무는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헌법에 따라 보장하고, 중요한 연구가 임의적이고 잘못된 방식으로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반유대주의를 구실로 특정 대학을 겨냥해 이념적 공격을 가했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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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대학교. [사전=로이터 뉴스핌] |
백악관은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하버드대가 학생들을 괴롭힘으로부터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고, 수년 동안 캠퍼스에서 차별을 방치해 왔다. 따라서 하버드대는 세금으로 지원되는 자금을 받을 헌법적 권리를 가지지 못하며 앞으로도 보조금 수혜 자격이 없다"며 항소할 방침을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서한을 보내 연방 정부의 연구 자금 수혜 자격을 유지하려면 광범위한 감사와 입학 및 채용 정책은 물론 특정 학과와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조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이를 거부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자금 동결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NYT는 하버드대가 소송을 제기한 뒤 트럼프 행정부와 지난 몇 개월 동안 협상을 병행했지만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 했다며 최종 판결을 앞두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