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역할 중국에 경제적 압박 가해야"
전승절 열병식 계기 중·러 반 서방 연대 강화 행보 불만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회의에서 유럽 정상들에게 이같이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더 힐(Hill)도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중러 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최근 1년간 러시아로부터 11억 유로(1조7836억 원) 어치의 원유를 수입한 사실을 지적하며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는 중국에도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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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9.02 ys1744@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의 이 날 발언은 그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노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주 전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을 추진해왔지만 진전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자신이 러시아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가스를 수입해온 인도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 조치를 언급하며 발끈하기도 했다.
NYT는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휴전 중재에 이어 중국과 무역전쟁이 격화중인 가운데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인내심이 점차 바닥나면서 적대감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에 나란히 참석한 뒤 잇따라 회담을 갖는 등 반 서방 연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여 미국과 유럽에 대항하는 새로운 축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