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히타치 그룹의 전력 장비 계열사 '히타치에너지'가 미국 전력망 인프라 확충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한다.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투자가 미국 내 전력망 공급망 강화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타치에너지는 이번 투자 중 약 4억5700만달러를 버지니아주 사우스 보스턴에 투입해 대형 파워 트랜스포머 제조 시설을 새로 건설한다. 완공 시 이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 트랜스포머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수천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은 이번 투자를 '국가 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 에너지부와 국가 에너지 우위 위원회 관계자들도 이번 투자를 지지하며 "전력망의 회복력 확보와 미국 내 제조업 기반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히타치에너지는 전 세계적으로 90억달러 이상을 전력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 미국 투자 역시 그 일환으로, 세계 최대 전력 소비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와 동시에 정치·경제적 파트너십 강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일본 기업이 미국의 공급망 전략에 발맞춰 자국 내 제조 거점을 확대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경쟁 속에서 첨단 산업 인프라와 에너지 안보가 맞물리면서,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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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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