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최대 시속 143km지만 특유의 제구력으로 KIA 타선 무력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NC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마침내 711일 만에 1군 무대에 복귀했다. 오랜 재활과 부상 재발 우려 속에서도 그는 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구창모는 7일 창원 KIA와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그는 이날 50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를 허용했으나 볼넷 없이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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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NC의 선발 구창모가 7일 창원 KIA와의 경기에서 3회 만루 위기를 탈출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NC] 2025.09.07 wcn05002@newspim.com |
사실 구창모는 건강할 때마다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잇는 투수로 평가받았지만, 잦은 부상이 늘 그를 가로막았다. 건강한 구창모는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어낼 정도로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지만 구창모는 2019년 이후 단 한 시즌도 완벽하게 시즌을 끝마친 적이 없다. 2021년에는 아예 1군 등판이 없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리다 결국 시즌 아웃됐다.
군 복무 중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무 입대한 2023년 12월 이후에도 재활에만 매달렸고, 2024시즌 들어서는 3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게다가 어깨에 강습 타구를 맞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1군 마운드에 다시 선 것은 지난 2023년 9월 27일 KIA전 구원 등판 이후 무려 711일 만의 일이었다.
구창모는 "상무에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타구에 하필 왼쪽 어깨를 맞았다. 투구하는데 불편감이 있어 중단했다. 전역하고 잘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도 제 몸이 너무 자주 다치다 보니 불안감이 있어 한 번 더 중단했다. 이제 그 부분을 이겨낸 것 같다. 구단에서 관리를 잘해줘 이겨낼 수 있었다. (타구에) 안 맞았으면 상무에서 로테이션을 돌다가 전역해서 바로 할 수 있었을 텐데 저도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복귀전에서 보여준 투구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직구(23구), 포크볼(13구), 슬라이더(13구), 커브(1구) 등 모든 구종을 활용하며 경기 운영 능력을 과시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로 예전만큼의 위력은 아니었지만, 1군에서 첫 자동투구추적시스템(ABS)을 경험했음에도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피칭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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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NC의 선발 구창모가 7일 창원 KIA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NC] 2025.09.07 wcn05002@newspim.com |
NC 이호준 감독 역시 경기 전 "무엇보다 경기를 마친 뒤 통증이 없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실제로 구창모에게는 당장의 성적보다도 부상 재발 방지가 최우선 과제다. NC 구단 관계자는 8일 "현재 구창모의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은 없다"라며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고, 향후 등판 일정은 9일 추가 점검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날 구창모의 공을 받은 포수 김형준은 "솔직히 스피드까지는 기대 안 했다. 안 아프고 정해진 개수 소화하길 바랐는데, 잘 던졌다. 스피드는 안 나왔지만, 공 힘이 좋았다. 로케이션도 좋아 타자들이 치기 어려웠다"라고 평가했다.
구창모는 경기 후 "복귀전을 잘한 것 같다. 다음 경기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될 것 같다"라며 "(그동안 팬 분들이) 저 때문에 화도 많이 나셨을 텐데 그래도 응원을 해 주셔서 제가 이렇게 복귀할 수 있었다. 응원을 받고 경기를 잘할 수 있었다. 너무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끝까지 이탈하지 않을 것이다. 팬 분들에게 더 이상 실망 끼쳐 드리지 않도록 준비를 잘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만약 구창모가 시즌 막판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는 NC의 가을야구 도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현재 NC는 58승 6무 62패로 7위에 머물러 있지만, 5위 kt(63승 4무 62패)와의 승차는 2.5경기 차에 불과하다.
게다가 NC는 지난 3월 창원NC파크 인명사고로 인해 리그에서 가장 적은 경기 수인 126경기만 치른 상태다. 남은 일정이 많다는 점은 곧 자력으로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상 악령을 털어낸 구창모가 끝까지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NC의 5강 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