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K컬처 시장 300조 달성을 위해 새 정부 문화정책이 글로벌 한류 수출과 확산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한중 문화교류 재개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최근 정부는 박진영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장 임명과 더불어 K컬처 시장을 30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팝부터 K콘텐츠, K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산업이 호기를 맞은 것은 맞지만 가장 잠재력있는 시장인 중국 공연 제재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달 중국 본토에서 공연하려던 걸그룹 케플러의 단독 팬콘서트가 연기되면서 우려는 다시 커졌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2016년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적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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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걸그룹 에스파(aespa)가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5 마이케이 페스타'(2025 MyK FESTA) K-팝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5.06.19 ryuchan0925@newspim.com |
업계에 따르면 한한령 이후 9년, 현재 중국에서는 한국 가수의 공연 이외에 기업 마케팅 행사, 팬 사인회, 심지어 노래 가창이 없는 팬미팅까지는 가능해졌다.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인 MD, 굿즈 팝업스토어를 대규모로 여러 차례에 걸쳐 열고 여전한 중국 내 K팝 수요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단독 콘서트 허가는 나지 않는 상황이다. 엔터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가수의 콘서트 물꼬가 트인다면 중국의 폭발적인 반응이 K컬처 확산의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300조 시장 달성에도 중국의 잠재력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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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엔하이픈 월드투어 워크 더 라인 인 고양'. [사진=빌리프랩] 2024.10.17 atbodo@newspim.com |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문화, 관광 분야에서도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K컬처 300조 시장과 더불어 외래관광객 3000만 유입을 위해서도 중국 시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달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관심이 드높은 이유다.
앞서 지난 8월 정부의 중국특사단을 만난 왕이 정치국위원은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 국민 감정을 개선하기를 바란다"면서 국내 반중 정서를 해결 의지를 촉구했다.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일부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중국 배후설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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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025.6.10 [사진=뉴스핌DB} |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직접 언급, 지시한 바도 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외교 공관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혐오 시위가 벌어졌다"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민주주의 모범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결코 걸맞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K팝이 흥행을 거듭하는 동안 크고 작은 문제도 있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K팝이 사랑받으면서 뮤직비디오나 콘텐츠의 특정 장면이나 내용이 문화적 전유, 젠더 및 인종차별 이슈에 휘말린 일도 종종 불거졌다. 이 역시 정점을 찍은 K팝의 한계로 지적되는 요소 중에 하나다.
어쨌든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엔터업계의 기대감은 최고조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방한한다면 어떤 조치이든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드높다. 또 '한한령 해제 물꼬만 트인다면 그 다음은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란 예측도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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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콘서트를 즐기는 관객. [사진=문화체육관광부] |
모 대형 엔터사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이 온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조심스럽다. 중국에서 실제로 공연이 성사돼야 그 다음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컬처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드높아지는 상황에서 산업적 이익이 확고하다. K컬처의 근본적 한계이자 장애물로 지적됐던 문화다양성 수용 태도의 전환이 시급하다. 불필요한 사회, 정치적 갈등은 접어두고 전향적인 태도와 조치가 필요한 때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