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톡 개편 불만에 주가 6만원선 붕괴
친구탭 피드형 전환, 숏폼 자동재생에 이용자 혹평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카카오가 15년 만에 카카오톡을 전면 개편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 주가까지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싸늘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6.17% 하락한 5만9300원에 장을 마감하며 6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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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친구 탭 업데이트 화면. [사진=카카오] |
카카오는 지난 23일 개최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if(kakao)25)'에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특히 카카오의 AI 모델 '카나나(Kanana)'와 오픈AI의 챗GPT를 카카오톡에 직접 탑재해 국민의 일상 전반에 AI 경험을 확산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업데이트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친구탭'에 SNS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피드형 사용자 환경을 도입한 것이다. 친구의 프로필을 눌러보지 않아도 프로필 변경 내역, 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용자가 프로필의 사진, 상태 메시지, 디데이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프로필 홈 내 격자형 피드에 표시된다.
카카오는 친구탭은 더욱 강화된 프라이버시 기능을 바탕으로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나누고 가볍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고 설명했지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톡 앱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카카오톡 변화에 반발하는 이용자들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이모(35) 씨는 "카톡은 업무용으로도 많이 써서 공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사용하는 공간인데 개인적인 SNS 기능을 무차별적으로 도입하니 반감이 든다"며 "친구들과는 다른 메신저 플랫폼으로 옮겨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2) 씨도 "카카오톡 첫 화면에 다른 사람의 프로필 사진(프사)이 크게 보이니까 이제 프사를 못 바꾸겠다"며 "이번에 자동 업데이트가 됐는데 다운그레이드가 시급하다"고 했다.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은 '숏폼(짧은 영상)'과 '오픈채팅'을 이용할 수 있는 '지금탭'으로 새롭게 개편됐으나 오픈채팅만 이용하고 싶어도 숏폼이 기본탭으로 먼저 노출돼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카카오는 "숏폼에서 다양한 영상을 스크롤 해 보며 친구에게 바로 공유할 수 있고, 채팅방에서 친구와 함께 영상을 보며 소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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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숏폼 업데이트 화면. [사진=카카오] |
그러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숏폼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바람에 데이터 소진이 걱정되고 광고가 많이 보여 피로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숏폼 끄기', '카카오톡 숏폼 없애기' 등을 검색하며 숏폼 노출을 막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지만 현재 자동재생만 끌 수 있고 카카오톡 내에서 숏폼 콘텐츠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한편, 카카오는 다음 달 오픈AI와 협업한 GPT-5 기반 챗GPT를 카카오톡 채팅탭에 탑재하는 등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3일 이프 카카오 키노트 세션 이후 "일부 이용자의 불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용자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위한 개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