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명시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이 미국의 대만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수정해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명시적인 입장을 취하도록 설득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만 정책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유지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한 후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 고수를 재확인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바이든 전 대통령은 대만에 군사 지원을 해왔다. 대만에 첨단 무기를 수출하고 무기 운용 노하우를 전수했다.
현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대만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해 왔다. 다만 미국 국무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월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팩트시트'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보류했으며, 무기 수출은 늘리고 있다. 첨단 무기의 대만 지원은 줄이는 한편, 방어용 무기 수출은 허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대만과 관련된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합의를 간절히 바란다고 생각하며, 이를 매개로 미국의 확실한 입장 표명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를 넘어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을 이끌어낸다면 중국으로서는 큰 정치적 성과로 남게 된다. 또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이나 군사 지원을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무역 협상을 매개로 미국의 더욱 확실한 대만 관련 입장 변화를 받아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와 함께 대두와 항공기, 원유, LNG(액화천연가스) 등 거대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 패키지를 제안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창(信强) 중국 푸단대학교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트럼프 정부는 대만에 대한 새로운 군사 지원을 중단했을 뿐, 핵심 무기 판매는 멈추지 않았고,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과 대만의 관계에는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1일 기사에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조건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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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블룸버그] 2025.09.19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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