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 의무 확대, 소송 리스크 불안 고조
제도 취지와 한국 기업 현실 간 간극 부각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안정 사이 균형 시험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회를 통과한 상법 1·2차 개정안이 기업 경영 환경을 뒤흔들고 있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강조되지만, 경영권 방어 약화와 소송 남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정 취지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있으나, 실제 제도 설계와 기업 현실 사이에는 뚜렷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면서 경영 의사결정이 곧바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논의는 글로벌 규범과 국내 기업 현실의 간극 속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3일 뉴스핌TV '이슈터미네이터' 대담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한국 기업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하며 신중한 제도 운영을 당부했다. 이번 대담은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의 진행으로 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와 법무법인 YK의 강진구 변호사가 참석했다.
우선 이번 상법 개정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할까.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는 일단 "상법 382조 3항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장된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저평가 원인 중 하나가 소액주주의 프리미엄이 침해되는 구조였다"며 "해외에서도 도드-프랭크법처럼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법 체계가 자리 잡아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거버넌스 성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창업주 중심, 전문경영인 중심, 주주 중심 거버넌스를 놓고 비교할 때 어떤 구조가 성과에 유리한지는 아직 학문적으로도 결론이 없다"며 "강력한 창업주의 리더십이 기업 성과를 높인다는 보고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사회 분위기상 지배구조의 민주화, 소유구조와 지배구조의 일치라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재계는 이번 상법 개정으로 늘어날 소송 리스크를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유상증자, 합병, 물적분할 등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이 충실 의무 확대 이후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진구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소송은 늘어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서도 "재계가 우려하는 만큼 과도하게 증가할지는 판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송이 늘어남은 피할 수 없지만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나 주주 연합을 통한 소송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 변호사는 "개인 소액주주가 단독으로 소송을 수행하기는 어렵다"며 "기본 지식을 갖춘 펀드나 주주 조합 중심의 소송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이번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는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됐지만, 주주가 곧바로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실 의무 확대가 주주 권리 확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소송이 예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 변호사는 "국내에서는 아직 주주가 직접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판례가 거의 없다"며 "개정 이전에는 법원도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만큼, 실제 변화는 앞으로 판례가 쌓여야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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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TV는 이슈터미네이터 코너에서 상법 개정, 기업을 흔들다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은 대담을 하고 있는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 강진구 법무법인 YK 변호사 [사진=뉴스핌DB] |
다음은 뉴스핌TV 이슈터미네이터 대담 전문①이다.
▲박주근 : 안녕하십니까? 뉴스핌TV 이슈터미네이터입니다. 오늘은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국회를 통과한 상법 1차 2차 개정안을 주제로 논의해 보겠습니다. 저는 사회를 맡게 된 리더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라고 하고요.
이번 개정안으로 소액 주주 그러니까 소수 주주의 권익 보호 강화 그리고 자본시장의 활성화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또 이번 상법 1차 1차 개정으로 인해서 기업의 경영의 안정성을 해친다는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이번 상법 개정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리고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를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패널로 참여하신 분들 인사드리겠습니다. 이화여대 경영학부에 양희동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법무법인 YK의 기업거버넌스센터의 강진구 변호사님 나오셨습니다. 그러면 본격 대담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양희동 교수님에게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이번에 1차 개정 상법 개정안의 핵심이 아무래도 상법 382조 3항이지 않습니까? 이사들의 충실 의무를 기업에서 주주로 확대시키는 게 핵심 쟁점이었는데 어떻습니까? 해외 판례에서도 이미 주주 이익 고려미 내재되어 있다는 해석이 좀 있거든요. 이 부분을 한국은 굳이 이번에 상법의 개정에 포함을 시켜서 내재화했습니다. 기업들의 가장 큰 우려는 이렇게 하면 소송이 너무 남발해서 굉장히 리스크가 크다 이런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데 교수님 보시기에 기업들의 입장 이런 것들이 글로벌 기준에서 봤을 때 설득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양희동 : 이번 상법 개정을 통해서 이사회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장된 거는 장단점이 다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오래전서부터 우리나라 상법에서는 법인과 개인 그러니까 회사가 법인이라고 해서 일종의 준인격체로 존경을 받아왔죠. 그런데 법인이 뭐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파운더 오너(창업자, 소유자)라고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요. 또는 그 일가들이 법인에 관한 거의 동의어로 간주가 되어 왔을 겁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지배 구조라는 개념과 소유 구조라는 개념이 좀 분리가 돼 있었고 그래서 지배구조는 이사회 중심으로, 특히 어쨌든 창업주나 오너의 영향력에 미치는 분들, 이사회도 외국에서 보게 되면 견제의 기구지 흔히 농담으로 거수기라고 그럽니다만, 소위 친 오너 또는 친 창업주의 그런 존재감은 반드시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국 이 조그마한 소유 지분을 가지고도 많은 지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이분화된 구조가 가능했었습니다.
한국에서 그런데 이게 확정이 되면서 결국은 창업주뿐만 아니라 그 법인의 주인, 법인의 얼굴은 실질적으로 창업주나 오너뿐만 아니라 많은 주주들이 있다. 이게 사실은 우리가 지난 정권의 밸류업 얘기를 하면서 이 얘기를 많이 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기업들이 왜 저평가되어 있느냐, 그 주주들이 소액 주주를 웬만한 사람들이 주식을 사봤자 프리미엄이 다 뺏긴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개념에서 보게 되면 도드-프랭크 법이나 외국에서 주주의 권리를 강화했던 법 체계를 보더라도 글로벌 스탠다드는 맞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희 경영학에서 많은 연구하는 것들이 과연 이 거버넌스가 창업주 중심 그다음에 전문 경영인 중심 그다음에 이렇게 주주들이 중심이 되는 세 가지를 놓고 봤을 때 성과로 보게 되면 어떠한 거버넌스가 가장 성과가 많이 나오느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좀 논란이 있습니다.
학문적으로 보게 되면 창업주나 오너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우가 성과가 많이 나오는 리포트가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거는 우리가 차치를 하더라도 어쨌든 글로벌 스탠다드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상 이렇게 지배 구조의 어떤 민주화 또는 소유 구조와 지배 구조를 맞춰나가는 이와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죠.
▲박주근 : 그러면 이번 상법 개정이 포함시킨다는 것은 주주를 충실히 의무에 포함시킨다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는 건 맞는데 기업 형태에 따라서 그리고 소유 구조와 지배 구조에 따라서 약간 다를 수는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이번 상법 개정으로 사실은 재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거는 소송 문제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기존의 많은 기업들이 사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오너 중심이다 보니까 그러니까 합병 혹은 물적 분할 이런 여러 가지를 사실은 오너 중심으로 많이 결정을 했죠. 이런 것들에 대한 부작용 때문에 사실 상법이 이슈가 되었고 저평가된 것이 아니냐라고 해서 사실 상법이 개정됐는데 지금 재계에서 우려하는 거는 이렇게 개정이 되면 충실 의무가 주주까지 확대하다 보면 최근에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그 주주들의 손해를 끼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 않습니까?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사건이라든지 두산그룹의 두산밥켓과 로보틱스의 합병이라든지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소송을 걸 수 있는 이게 아마 법적으로 보장이 되는 건데 어떻습니까? 실질적으로 이 법이 완전히 실행이 되면 변호사님께서 생각하실 때는 실제 개인적으로 소송을 많이 걸까요?
▲강진구 : 네 늘어날 것은 거의 확실시되는데요. 근데 재계에서 우려하는 만큼 그렇게 과도하게 늘어날 것인지는 앞으로 나오는 법원 판례나 그런 데서 좀 구체적인 법리가 나와 봐야 좀 정확하게 예측이 될 것 같고요. 사실 저의 변호사로서의 느낌으로는 늘어나는 거는 피할 수 없으나 과도하게 걱정하실 일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정도 느낌은 갖고 있습니다.
▲박주근 : 어쨌든 소송의 문은 개방됐다.
▲강진구 : 맞습니다.
▲박주근 : 그리고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소송이 두려워서 안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렇고 또 개인 주주들이 개인들이 사실 소송을 남발하기가 굉장히 부담스럽죠. 그래서 만약에 최근에 그 사태들을 보면 행동주의 펀드라든지 개인 주주 조합이라든지 이런 쪽에서의 소송은 어떻습니까? 그런 쪽에서 소송은 또 늘어나지 않을까요?
▲강진구 : 네. 이게 기업 소송은 특징이 개인 소액 주주분들이 개인적으로 수행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 소송의 난이도도 있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런 상법이라든지 자본시장법의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펀드나 또 소액 주주 분들이라도 어느 정도 연합을 해서 같이 수행하는 형태의 소송은 어느 정도 늘어날 것 같고요.
근데 여기서 저희가 좀 주의를 해야 되는 거는 이번에 그 상법 개정의 핵심이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부분이 이사의 의무는 확대된 것이지만 과연 주주가 권리를 갖느냐 이건 또 법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 다른 얘기가 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상사 사건들은 가처분의 형태로 소송이 진행되는데요. 그 가처분이라는 거는 그 피보전권리라는 요건이 충족이 돼야 됩니다. 쉽게 말해서 주주가 권리가 있어야 되거든요.
근데 이사가 충실 의무를 갖는다는 것과 주주가 권리를 갖는다는 거는 법적으로 볼 때는 약간 다른 측면이 있어서 이 부분을 법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좀 지켜봐야 되겠지만 충실 의무가 확대됐다고 해서 주주 권리가 그대로 확대된 거로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식으로 해석이 된다고 그러면 소송이 생각보다 많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주근 : 어떻습니까? 아직 국내에서는 이런 판례라든지 사례라든지 이런 게 아직은 별로 없죠.
▲강진구 : 맞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주주가 직접 이사들에게 주장을 하는 건 인정이 안 돼 왔었죠. 충실 의무가 확대되지 않기도 했고 사실은 그 법 규정이 이번에 바뀌기 전이라도 어떻게 보면 법원이나 실무단에서 그런 주장을 좀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견해들이 다수설이었다면 소송이 많이 진행이 됐을 텐데 사실은 그동안은 그렇게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동안은 사실 주주가 직접 소송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