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데 트럼프 뺨 때린 격"
"패닉보다는 정연한 후퇴 가까워"
VIX 수준과 투자자 행동, 거래량 등
이 기사는 10월 13일 오전 11시1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번 주 미국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추가 관세 예고가 일으킨 급격한 주가 변동성이 지속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세 과열 부담이 상당했던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울고 싶은 주식시장에 뺨을 때린 격'이라고 공통되게 평가하면서도 차후 전개 과정을 둘러싸고는 엇갈린 전망을 제시한다.
◆"울고 싶은데 뺨"
지난주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종전까지 최고가 부근에 있던 주식시장에 '쇼크성' 반응을 일으켰다. 주가지수 S&P500이 3%가량 급락했고 나스닥은 약 4% 하락했다. 과열론이 나왔던 엔비디아(종목코드: NVDA)와 AMD(종목코드 동일)의 낙폭은 각각 5%와 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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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각 업종의 기간별 변동률(관련 ETF 기준) [자료=코이핀] |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급등했다. 당일 VIX는 16을 기록했다가 급히 2개월여 만에 21을 돌파했다. 금값은 이미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섰던 데서 1%대 추가 상승하는 등 헤드라인 악재에 급히 도망치는 전형적인 '무릎 반사적 반응'이 나타났다. 국채 금리는 만기 모두에 걸쳐 하락했다.
당일 주가 반응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해석이 많다. S&P500은 올해 8월 초부터 1% 이상의 낙폭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4월 연중 저점에서 직전까지 35% 상승하며 신고가를 연일 경신해 과열 경계감이 상당했던 터였다. 상승폭이 가팔랐던 만큼 반전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다.
제니몽고메리스콧의 댄 완트롭스키 리서치 책임자는 "기술적 관점에서 이번 하락이 완전히 예상 밖은 아니었다"며 "최근 과매수 상태나 가격·모멘텀·시장폭의 부정적 다이버전스, 과밀 포지셔닝, 높은 헤드라인 리스크 때문에 이런 류의 후퇴를 예상해 왔다"고 했다.
◆"비교적 정연한 후퇴"
당일 급격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시장 내부의 거래 양상은 비교적 정연하게 전개됐다고 분석한다. 표면상 낙폭은 컸지만 무질서한 투매보다는 포지션 조정의 매도세와 같은 특징을 보였다는 거다. 물론 '당일 하루의 움직임'이라는 전제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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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 5일 일중 추이 [자료=코이핀] |
관련 이유로 4가지가 거론됐다. 첫째는 변동성 수준이다. VIX가 21까지 올랐다고는 하지만 과거 패닉 수준 때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4월 상호관세 발표발 쇼크 당시에는 50, 코로나19 사태 떄는 85다. 현재 수준은 장기 평균인 20을 겨우 넘긴 정도라고 한다.
둘째는 투자자 행동이다. 패닉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이 앞다퉈 풋옵션 같은 시세 방어 상품을 사들이며 손실을 막으려고 한다. 하지만 노무라홀딩스의 알렉스 코소글랴도프 글로벌 주식 파생상품 이사는 "고객들이 [풋옵션 등] 보호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헀다.
셋째는 시장 구조의 건전성이다. 코소글랴도프 이사에 따르면 현재 옵션딜러들의 매수와 매도 포지션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변동성이 증폭될 위험이 비교적 낮다고 한다. 이런 균형 상태는 올해 4월이나 작년 8월 급락장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이어서 시장이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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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넷쨰는 패닉과는 결이 다른 거래량 지표다. 뉴욕증권거래소 기준 당일 거래량은 242억6000만주로 최근 20거래일 평균 201억5000만주 대비 확대됐지만 증가폭이 20% 정도다. 올해 4월 상호관세 발표발 연중 저점 당시 증가폭 71%(10일 평균 대비)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오라클럼캐피털의 부크 보코비치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에 엄청난 지지가 있다"며 "[10일 장중] 하락할 때마다 매수세가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이번은 약간 더 큰 하락이지만 여전히 2주 전 수준에 있어 극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헤지할 때라기 보다는 변동성 매도자들이 뛰어들 기회"라고 했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