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노후화·데이터 품질 저하 문제도 드러나
임미애 "주기적 검사·교정 및 기술 향상 시급"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전국 땅밀림 무인원격감시시스템의 계측 장비의 낮은 데이터 수집률과 노후화로 인한 오작동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경고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한국치산기술협회가 제출한 '2024년 땅밀림 무인원격감시시스템 모니터링 및 데이터 관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4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약 8개월간 전국 40개소의 땅밀림 감시 시스템에서 발생한 위험 경고는 총 2984건에 달했다.
현재 계측센서는 땅밀림 우려 지역 중 도로 및 다중이용시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서 40곳에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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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을 포함 전국 10개 시도에 내려졌던 산사태 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13일 오후 4시를 기해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사진은 자료 사진임.[사진=뉴스핌DB] 2025.09.13 nulcheon@newspim.com |
땅밀림은 지반이나 토층이 중력에 의해 점진적으로 아래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산사태와 달리 토사나 암석이 한 번에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산 전체가 주저앉거나 도로·건물 붕괴 등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고 수준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경고 중 67.2%에 해당하는 2003건이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 수준에 집중됐다. 이는 땅밀림의 초기 징후나 미세한 변위가 꾸준히 감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는 즉각적인 주의가 필요한 '심각' 수준이 430건(14.4%), '주의' 수준이 399건(13.4%), '경계' 수준이 152건(5.1%)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심각' 단계의 경고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어, 땅밀림 위험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센서 종류별로는 땅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와이어신축계에서 발생한 경고가 1480건으로 전체의 약 절반(49.6%)을 차지하며 가장 빈번했다. 땅속 깊은 곳의 변위를 측정하는 지중경사계(926건), 지표면의 변화를 감지하는 지표변위계(462건), 구조물의 기울기를 측정하는 구조물변위계(116건)가 그 뒤를 이었다.
땅밀림 경고시스템의 한계점도 명확히 드러났다. 2024년 땅밀림 감시 시스템의 게이트웨이, 노드, 센서 데이터 수집률은 40~60% 수준으로 전년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장비 노후와 통신 불량으로 데이터 수집이 실패하거나, 집중호우 시기에 강우량 값이 '0'으로 기록되는 등 데이터 품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임미애 의원은 "작년 경주 토함산 땅밀림과 지난 8월 산청 재난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산사태보다 위험하다는 땅밀림 재해가 커지고 있다"며 "땅밀림 예측과 주민대피 시스템을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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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임미애 국회의원[사진=임미애 의원실]2025.07.17 nulcheo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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