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부통령 "평화 정착엔 장기적 시간 필요해"
트럼프 사위 쿠슈너 "새로운 가자 건설 검토 중"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하마스의 인질 시신 송환 지연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으로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 휴전을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촉구함과 동시에, 휴전이 붕괴될 경우 동맹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중동과 그 주변의 여러 동맹국들이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할 경우, 내 요청에 따라 가자지구에 들어가 하마스를 강력히 제압할 의지를 밝혔다"며 "천 년 만에 중동 지역에서 이런 우호와 열정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에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하마스가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종말은 빠르고, 격렬하며, 잔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을 자처한 여러 나라에 감사드리며, 특히 인도네시아와 그 훌륭한 지도자에게 중동과 미국을 위해 보여준 지원에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촉구하는 동시에, 휴전 붕괴 시 동맹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하마스가 약속했던 이스라엘 포로 시신 송환이 지연되고, 이스라엘이 극단주의자의 공격으로 병사 2명이 사망하자 가자지구를 100여 차례 공습한 직후 나왔다. 어렵게 마련된 가자지구 휴전이 깨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나온 경고라는 것이다.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밴스 부통령은 남부 키르얏 갓의 민군협력센터(Civil Military Coordinator Center)를 찾아 "상황이 솔직히 예상보다 낫다"고 평가하면서도 "평화협정의 완전한 이행에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에 무장 해제 시한을 정하지 않겠다며 "이 일(무장 해제)을 일주일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지 상황이 통제 가능한 수준임을 강조하며, 어렵게 복원된 가자 휴전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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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1일, 이스라엘 키르얏 갓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동행해 "양측 모두 지난 2년간의 격렬한 전쟁에서 벗어나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휴전 이후 유엔과 이스라엘 간 인도적 지원 협력이 놀라울 정도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밴스 부통령은 다만 "이번 방문은 최근 폭력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수개월 전부터 현장 상황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가자 휴전이 깨질 위험에 처하자 급히 중동으로 달려왔다는 지적을 에둘러 부인한 것이다. 그는 또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폭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소멸될 것"이라며 경고를 잊지 않았다.
한편 쿠슈너 전 보좌관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현재 이스라엘군이 통제하고 있는 가자지구 절반 지역에서 재건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장악한 지역에는 재건 자금이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가자(New Gaza)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거주지를 제공할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