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국내 식품 기업들이 소스를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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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본코리아, 글로벌 B2B 소스 패키지에 'QR 코드' 도입 [사진=더본코리아] |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 업계에서 소스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식품에서 소스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맛을 표현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경험을 확장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K-푸드 열풍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가장 표준화된 맛을 구현하는데 소스가 가장 적합하다 보니 기업들의 관심 또한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모두 소스 시장은 수년 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스는 B2B(기업 간 거래) 비중도 큰 시장이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나 급식업체들이 원가 절감과 인건비 감축, 일관된 맛의 유지를 위해 소스를 대량 구매하면서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매운맛에 대한 수요 증대와 K컬쳐의 확대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소스류 수출액이 3억1503만달러(약 448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수출액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5%였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날 자사의 소스 노하우를 담은 '한국식 소스'를 활용한 신규 델리 브랜드 '소싯(SAUCIT)'을 론칭했다.
'소싯(SAUCIT)'은 '한국식 소스와 함께 즐기는 Daily Chicken Meal'을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버거&샌드위치 ▲보울 ▲프라이드 등 교촌의 핵심 경쟁력인 소스와 치킨을 활용한 메뉴를 시작으로 언제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간편한 치킨 한 끼를 제공한다.
특히, 모든 메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허니마요, 레드마요, 고추장크림, 쌈장디핑소스, 콰트로치즈퐁듀, 청양고추치미추리, 허브렌치소스 등 7가지 '딥앤딥 소스'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다채로운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교촌의 소스 사업은 권원강 회장의 의지와 연관성이 깊다. 소스 사업부 비에이치앤바이가 자체 소스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권 회장은 품질과 고객 관련 어느 것 하나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제품 소스 개발에도 직접 관여하고 소스 레시피 배합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최근 라면 스프 등을 생산해온 국내 소스 전문 기업 지앤에프를 인수했다. 2000년 설립된 지앤에프는 농심, 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에 라면 수프를 공급해온 업체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에 라면용 분말 소스를 공급하던 업체로 사명을 '삼양스파이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지앤에프 인수를 삼양식품의 소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별도의 소스 전문 회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소스'의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고 라면 수프와 HMR(가정간편식) 신제품 개발 등 신사업 확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이 매운맛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신제품 출시 등 다방면에서 불닭 소스 경험의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소스로 글로벌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단순히 소스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푸드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소스 공급과 함께 레시피, 운영 노하우, 셰프 트레이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이 방식은 기존 수출 방식과 차별화된다. 더본코리아의 조리 컨설팅 노하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5종의 소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TBK(The Born Korea)'라는 글로벌 B2B 소스 브랜드를 론칭하고, 양념치킨소스, 된장찌개 소스, 떡볶이 소스 등 7종을 우선적으로 출시했다. 연말까지 총 11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소스 패키지에 'QR코드 레시피'를 도입해 전 세계 셰프들이 1분 내외의 영상을 통해 쉽게 한식 조리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독일 글로버스 유통그룹과 협업해 상트벤델 지역 푸드코트에 비빔밥·덮밥 메뉴를 론칭했으며, 현재 독일 에쉬본 2호점을 추진 중이다. 유럽은 프랑스·영국으로 확대를 검토 중이며, 대만, 중국, 미국 등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아시아·미주·유럽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종원 대표는 '글로벌 영업 선봉장' 역할을 자처하며 미국, 유럽, 대만, 중국 등을 순방하면서 직접 소스 시연회를 운영 및 해외 바이어·현지 셰프들과 미팅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 소비자 뿐만 아니라 외식 업체에서도 한식에 대한 니즈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한식 완제품의 경우 수출이 제한되는 원물들이 많아, 수출이 제한적이지만 소스의 경우 수출이 용이할 뿐만 현지 활용성 측면에서도 용이하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시장에 소스 공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드라마, 영화, 음식 등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 소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향후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한국 소스가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