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건설

속보

더보기

"밥그릇 뺏는다" 은행 vs 협회, 감정평가 갈등 격화...중재 노력도 부재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은행 자체 감정평가액 3년새 3배 급증
국토부 "감정평가법 위법은 맞지만 처벌 규정은 없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은행의 감정평가 업무 내재화 움직임을 두고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이하 협회)와 국민은행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협회는 국민은행이 감정평가사를 직접 고용해 자체 '가치평가부'를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법 감정평가법인 운영에 해당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은행의 이 같은 행위가 금융 거래의 기초가 되는 담보 평가의 공정성과 시장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해당 행위에 위법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현행법상 실질적인 처벌 규정이 없어 즉각적인 제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규제 공백으로 인해 은행과 협회 간의 갈등 해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외부 감정평가법인등의 담보 목적 감정평가수수료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협회 "국민은행, 불법 감정평가 중단하라"… 3년새 자체평가 3배↑

31일 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국민은행을 상대로 세 번째 규탄대회를 열고 불법 감정평가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협회 추산 결과 국민은행의 자체 감정평가 규모는 2022년 26조원에서 2023년 50조원, 2024년에는 75조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헀다. 협약 감정평가법인에 정식으로 의뢰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건수는 지난해 2만6377건에서 올해 1~6월 8375건을 기록하며 3분의 1로 줄었다. 

평균 120억원의 고액 부동산을 하루 만에 평가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은행의 자체평가는 대출 취급을 위한 과대·과소 담보가치 산정으로 이어져, 금융서비스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 협회 주장이다. 국민은행은 또한 비용 절감을 위해 고가 물건 위주로 선택적인 자체평가를 진행하되, 외부 감정평가법인등에는 보수가 낮고 감정평가가 복잡한 물건을 의뢰하고 있다. 

그 결과 국민은행의 자체평가 실적은 감정평가수수료 550억원으로 집계됐다. 감정평가법인 중 담보평가 실적 1위 법인(350억원)보다 200억원 이상 많다. 협회 관계자는 "은행이 협약 법인에 무료로 '탁상자문'만 늘리고 정식 감정평가를 줄이면서 업계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감정평가 시장을 잠식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은행의 감정평가는 2011년 서울고등법원 판결부터 시작됐다. 당시 고객과 은행이 담보대출을 받을 때 발생하는 근저당권 설정 비용을 누가 내느냐를 두고 법정 다툼이 벌어졌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고객 손을 들어주면서 은행권이 감정평가액을 포함한 근저당권 관련 비용을 납부하게 됐다.

은행 입장에선 감정평가에 들어가는 돈을 최대한 줄여야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으니 자체 감정평가사를 고용하고 나섰다. 논란이 거세지자 같은 해 금융감독원은 각 금융기관에 "은행의 자체평가를 지양하고, 감정평가금액이 소액인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취급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송부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효과는 미미했다.

협회는 그간 은행과의 상생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자체 평가는 관행으로 생각했으나, 감정평가사 직접 고용을 넘어 아예 별도의 조직인 '가치평가부'까지 만든 국민은행의 결정은 도를 넘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은행은 감정평가를 의뢰하는 주체이기에 굳이 일을 주는 곳과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어 눈 감아준 측면이 있었다"며 "지금은 국민은행의 자체평가액이 3년 만에 3배로 늘어나는 등 그 규모가 수인 한도를 넘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토로했다. 

타 은행도 자체적으로 감정평가사를 고용, 내부 심사가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국민은행처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사례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앞으로도 규탄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양길수 협회장은 "국민은행이 감정평가사를 고용하여 수행하는 감정평가는 감정평가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공정한 금융시장 환경조성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불법 감정평가의 즉각적인 중단과 금융당국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연도별 탁상자문 및 정식감정 의뢰 건수 현황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대화로 풀겠다는 금융당국… 국토부 대응은?

분쟁이 확대되자 금융당국도 급히 해결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협회와 국민은행,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다. 

협회가 "위법한 사안이 즉시 해소되지 않은 채 위법을 저지른 당사자(국민은행)가 참여하는 TF에서 이를 다시 논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거부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국토부 또한 비슷한 입장이다. 그동안 꾸준히 은행권의 자체 감정평가 행위가 '감정평가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견지해 왔는데, TF 회의에 참석해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협회 질의에 대해 "은행이 감정평가사를 채용해 담보물을 평가하는 것은 감정평가법상 '감정평가' 행위에 해당하며, 감정평가법 제5조제2항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문서로 내놓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우선 협회와의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갈 계획이다.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관련 질의를 받자 "금융위 부위원장과 감정평가사협회장이 최근 면담하고 어떻게 산정 방식을 개선할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 일정이나 방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감정평가사법에 강력한 금지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이 맹점으로 꼽힌다. 금융기관이 대출 등의 목적으로 감정평가하려는 경우 감정평가법인등에 의뢰해야 한다는 법령은 있으나, 위반 시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한 감정평가사는 "이 조항이 존재한다는 점은 금융기관의 감정평가 자체가 제도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지만, 간접적인 제재만 가능하기에 적극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은행은 은행의 담보물 평가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도 법 개정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은행의 감정평가 업역 진출은 사실상 금융당국 소관이라 개입 범위가 모호하고, 아직 본격적인 대화도 진행되지 않아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평가법인 의뢰 의무를 위반했을 때 강제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벌칙 규정은 없다. 사실상 선언적 성격의 조항"이라며 "법 개정을 통해 벌칙 조항을 신설하려는 시도는 실무적인 내부 논의를 제외하곤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