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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물·주철을 전략 자산으로 대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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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만 반영하는 연동제
전기료 부담에 경영 안정성 위협
에너지비 포함 정책 정합성 필요

전력 요금의 잦은 조정과 원자재 가격 변동이 겹치며, 주물·주철을 비롯한 뿌리산업의 비용 구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인상되면서 현장의 체감 부담은 한층 가중되었다. 뿌리산업은 원자재, 인건비, 에너지비가 삼박자로 맞물려야 유지되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원자재 가격보다 전력비 변동이 경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비용 정상화와 산업 경쟁력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책을 넘어 거래의 공정성과 에너지 효율 혁신을 함께 뒷받침하는 정책적 정합성이 절실하다.

에너지비 제외된 납품단가 연동제, 제도의 반쪽짜리 현실

납품 대금 연동제는 2023년 10월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개정으로 도입되어, 원재료 가격 변동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납품단가를 자동 조정하도록 한 제도다. 2024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었으며, 우수기업 인센티브 제도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현행 연동제의 공식 반영 대상이 아니다. 즉, 철스크랩이나 합금철 가격이 오르면 단가 조정이 가능하지만, 전기요금이 오를 때는 납품단가를 조정할 법적 장치가 전혀 없다.

장용환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사진=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2025.11.04 biggerthanseoul@newspim.com

중소기업중앙회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뿌리 기업의 70% 이상이 전기요금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열처리·주조업 등 에너지 집약 업종의 경우 제조원가 중 전력비가 10~30%를 차지한다. 원재료보다 전기요금 변동이 경영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셈이다.  주물·주철 산업은 전기로, 용탕 유지, 주형 건조 등 거의 모든 공정이 전력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 '전력 요금이 곧 원가'인 산업이다. 이런 구조에서 에너지비가 연동제에서 배제된 것은 제도의 근본 취지인 '가격 변동 위험의 공정한 분담'과 명백히 어긋난다.

그 결과 납품단가의 불공정이 누적되고, 중소 주물 기업들은 수요산업(자동차·기계 등)의 단가 인하 요구를 버티지 못해 설비투자와 인력 유지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따라서 납품 대금 연동제는 이제 단순한 '원재료 가격 반영'에서 나아가 전기료를 포함한 '총원가 연동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8월 정책 현장 간담회에서 "에너지 비용을 연동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검토"를 공식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제도적 보완이 이뤄질 때, 주물·주철 산업은 예측 가능한 원가 구조 속에서 기술 혁신과 품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다.

에너지절감 설비와 환경 측정의 현장 '정합성' 높이기

주물 현장은 열·분진·가스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까다로운 환경이다. 그럼에도 인버터 제어, 변풍량(VAV) 등 에너지 절감형 공조방식은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로,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절감 운전이 환경 규제의 측정 기준과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상시 측정하는 TMS(굴뚝자동측정기기) 제도는 '정상 가동 상태에서의 표준 조건'을 전제로 산소·수분·유량 보정 등 엄격한 절차를 요구한다. 그러나 인버터나 VAV처럼 부하가 시시각각 변동하는 시스템에서는 측정 대표성과 평균 산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제도적 간극은 오히려 사업자에게 보수적인 운전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는다. 에너지절감을 위해 부하를 조절하면, 오히려 측정값의 불안정으로 규제 리스크가 커지는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이 문제는 기술 발전과 규제 집행이 엇박자를 내는 것이 아니라, 측정·기록 기준이 변동 부하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제는 현장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증(PoC) 중심의 측정 기준 개정이 필요하다. 인버터 및 변풍량 운전 데이터를 TMS 로그와 연계하여 표준화된 절차를 마련하고, 부하 프로파일별 대표 시간대나 가중평균 산정 로직을 현실화해야 한다. 또한 중소사업장에 대한 기술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측정공 위치, 등속 채취, 산소 보정 등은 단순히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숙련과 관리의 영역이다. 실무 중심의 컨설팅과 장비 지원이 병행될 때, 기업은 에너지절감 운전을 적극 도입하면서도 배출 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감독기관 역시 데이터의 신뢰성과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절감 기술과 환경 측정의 정합성이 확보되면, 산업 현장은 규제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효율을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설비투자 지원이 아닌, 정책적 구조개선의 출발점이다.

주물·주철은 산업 안보의 쌀, 정책과 산업의 동행이 필요하다.

주물·주철은 반도체·자동차·조선·플랜트·국방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제조 공급망의 기초 재료다. 쌀이 식량안보의 상징이라면, 주물은 산업 안보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납품 대금 연동제의 실질적 보완과 에너지 효율 기반의 현장 정책 정합성은 단순한 산업 지원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의 생존선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경제 강화, 상생 거래, RE100 산업단지 조성, 친환경 제조 전환' 정책 기조 역시 주물·주철 산업의 현실적 요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에너지 비용 연동과 측정 제도 합리화는 산업의 생존을 위한 제도적 토대이며, 정책과 산업이 함께 생존하는 전략적 동행이다. 이제 주물·주철 산업을 단순한 하청 구조의 저변이 아닌,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의 '쌀 산업'으로 인식하고 보호·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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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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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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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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