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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임죄 폐지, 대통령 때문?"...시민단체 좌담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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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논리' 판치면 서부지법사태 또 터져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달 중순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의 주최로 이재명 정부의 형법상 배임죄 폐지 문제점 진단 좌담회를 취재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참석 패널들 모두 법률적인 개념을 설명하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며 배임죄 폐지를 반대했다.

좌담회가 끝나고 기자들의 질의 시간에 진보 성향 A매체의 한 기자가 패널들을 향해 물었다. 배임죄 폐지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대장동 사건에서 배임 혐의로 기소된 대통령을 면소 판결을 받게 하려는 것이란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었다.

조준경 기자

겸연쩍게 웃던 패널들 중 한 사람이 "정치적 목적이 있는지는 주시해야겠지만, 대통령의 재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른 사람은 "정치적 동기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입을 열었다. 여당의 지지 기반으로 평가받는 언론과 시민단체도 현직 대통령을 위한 위인설법 논란을 반박하지 못했다.

법원은 최근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된 5명에게 징역 4~5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과 별개로 기소된 상태다. 그러자 여당은 대통령 재임 중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대통령실의 제동으로 결국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진행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취재하면서 국가의 수사기관과 사법 시스템이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진영 논리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 마치 차기 권력에 줄을 서기라도 하려는 양 말이다.

내란죄 수사권이나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 유무도 불분명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앞장서서 수사를 개시한 것, 공수처 공소 사건 1심 재판이 서울중앙지법 관할임에도 서울서부지법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부분, 진보 성향 연구회 소속 영장판사가 형사소송법의 특정 조항(110·111조)을 배제하면서까지 영장을 발부한 점 등이 그러한 의혹을 증폭시켰다.

법치는 권력자의 자의적 해석이 아닌 공포되고 명확하게 규정된 성문법에 의한 통치 원리이다. 사법부의 오랜 격언인 '재판은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해 보이기까지 해야 한다'는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납득시키는 것이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법치주의는 진영을 초월한 가치로, 어떤 권력자든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정치적 진영 논리가 사법 절차에 개입하면 그로 인한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한 절차와 원칙이 하나씩 무너지고 붕괴되면 지난 1월 서부지법 사태와 같은 소요도 당위성을 얻게 된다. 

헌정사에서 이미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됐고 성역없는 수사가 진행됐다. 수천억원 규모의 비리에 현직 대통령 연루 의혹이 있다면 말끔하게 털고 가는 것이 국민들이 가진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다. 진영 논리가 조금이라도 작동되면 안 된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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