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악대 이달 '日자위대 음악축제' 참가 취소
韓해군·日해상자위대 수색·구조훈련도 잠정 중단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과 일본의 국방교류가 일본의 우리 공군 독도 비행 문제 제기로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한국 군악대의 자위대 음악축제 참가가 무산된 데 이어, 양국 해군 간 공동 수색·구조훈련도 잠정 중단됐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일 주한일본대사관 측에 한국 군악대의 '자위대 음악축제' 참가를 보류하기로 통보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한국 군악대가 오는 13~15일 도쿄 무도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참가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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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뉴스핌] 류기찬 기자 = 2025 서울 ADEX 개막일인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비행을 하고 있다. 2025.10.17 ryuchan0925@newspim.com |
한국 군악대의 일본 방문은 지난 9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당시 방위상이 한일 국방교류 확대의 일환으로 논의했던 사안이었다. 실제로 이번 참여는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양국 군악대 교류로 기대를 모았으나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이달 예정돼 있던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동 수색·구조훈련(수색·구조 SAR 훈련)도 연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훈련은 조난선박 발생 시 인도적 차원에서 양국 해군의 공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정치적 파장으로 중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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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1월 13~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위대 음악축제에 참석한 한국 해군 군악대가 일본 무도관에서 민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출처=육상자위대 페이스북] 2025.11.07 gomsi@newspim.com |
이번 조치는 일본 측이 최근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독도 상공 비행에 반발한 데 따른 항의 성격으로 해석된다. 블랙이글스는 중동행 경유지로 일본 오키나와 나하 기지를 이용해 두바이 국제 에어쇼(11월 중순) 참가를 추진해 왔다. 양국 협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던 중 독도 비행 후 일본 정부가 공식 항의 의사를 표했다. 일본은 이를 문제 삼으며 블랙이글스 T-50B 편대의 일본 나하 기지 중간급유를 거부했다.
군 관계자는 "나하에는 가데나 공군기지 등 미군 기지가 존재하나, 미군기지는 폐쇄적으로 운영돼 한국 군용기가 공식적으로 급유 지원을 받기 위한 협의는 복잡하다"고 했다. 실제로 한일 정부가 이번 비행을 계기로 미군기지를 대안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공식적인 협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군용기가 미군기지에서 급유를 받은 국내외 선례는 극히 드물고, 대개 국가 간 군수지원협정(ACSA)이 필요하며, 이번에는 일본 측의 절차적 지원과 외교적 조율이 불발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블랙이글스의 나하 기착뿐 아니라 예정됐던 항공자위대와의 친선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대체 경유지로 검토됐던 대만 가오슝 국제공항 역시, APEC 정상회의 의전 문제와 관련한 대만 당국의 항의 가능성 및 항공고시보 노탐(NOTAM) 통보 절차 등으로 현실적 제약이 크다. 이에 따라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에어쇼 참여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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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11.07 gomsi@newspim.com |
한일 국방당국은 최근까지 교류 재개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회담에서 안규백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전략적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으로 양국 간 관계 회복 속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양측이 공식 항의보다는 '행사 잠정 중단' 수준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점은 여전히 관계 개선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