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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日 천만 감독' 이상일 "쉬운 조건 아니었지만 20년만의 대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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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일본에서 활동하는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 '국보'가 1207만 관객 돌파, 흥행 수익 170억엔을 넘어서며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상일 감독은 14일 '국보' 개봉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 대흥행한 작품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을 말했다. 영화는 일본의 전통예술 '가부키'의 세계, 특히 온나가타(여자 역할을 하는 남자 배우)의 인생을 깊이 조명한 작품으로 혈통으로 전승되는 폐쇄적인 문화 속에서 '국보'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의 삶을 그려냈다.

영화 '국보'의 이상일 감독. [사진=(주)미디어캐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관객들을 한 차례 만났지만, 페스티벌 성격이었고 따뜻한 영화팬들을 만난 느낌이었어요. 개봉은 또 다르니까 진지하게 느껴집니다. 일본에서 듣기로는 한국에 영화관 가는 관객들이 줄어든 시기인데다, 일본의 전통 예술을 다룬 영화라 접근하기 어떨지 걱정도 있지만 취재진이 잘 전달해주실 거라 믿어요."

이날 일본에서 1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역대 실사 흥행 1위 영화의 매출 스코어를 곧 뛰어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상일 감독은 "굉장하다. 20년 만에 그 숫자가 나왔다"면서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간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주로 사랑받았고 실사는 좀 어려운 상황이었죠. 일본에서 역시 쉬운 조건은 아니었어요. 액션도 아니고 TV드라마가 영화화된 것도 아니어서 정보가 적은 상태로 휴먼 드라마를 보는 것에 한계가 있었을 수도 있다 생각해요. 그래도 그걸 뚫고 나가는 작품의 힘이 있었고 이런 작품을 사람들이 원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죠. 이것이 관객들의 힘이고 관객들의 보는 눈이 깊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 '국보'의 한 장면. [사진=NEW]

주인공 키쿠오(요시자와 료)는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가부키 집안으로 들어가 자라며 온나가타를 수련하게 된다. 정식 혈통인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와 친구처럼 자라 핏줄을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키쿠오는 무대에 오르기 전 불안한 마음으로 떨며 슌스케에게 "네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핏줄에 집착하다가도 좌절하고 결국 '국보'의 반열에 오른다.

"가부키 배우가 안하고 영화 배우가 이 역할을 하냐는 얘기가 좀 있었어요. 반드시 영화 배우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증명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도 있었죠. 키쿠오가 '소네자키 심중'에서 오하츠 역할을 처음으로 했을 때, 그 장면에서 가부키를 잘 연기했다기보다 의상과 기쿠오의 내면, 고통, 기쁨, 감정들을 카메라로 포착할 수 있었어요. 그 순간 이건 영화배우가 해야할 것이었음을 확신한 순간이었고 연기한 본인과 스태프들도 똑같이 실감할 수 있었죠."

일본에서 가부키가 여전히 사랑받는 전통 예술 가운데 하나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관객 수가 줄어들고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 이상일 감독의 영화 '국보'가 흥행하면서 가부키 업계에서도 작품의 후광으로 젊은 관객들이 유입되고, 영화 역시 좋은 평을 얻기도 했다.

"영화 자체도 하나의 가부키 무대, 오페라를 보는 것 같은, 장대한 서사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필요했어요. 무대 신과 일상 드라마 신이 이어지길 바랐고, 배우들의 삶은 일상적이지만 무대도 삶의 하나라는 식으로 감정이 연결되게 만들어야 해서 그런 가부키 작품의 곡과 장면을 뽑았습니다. 업계의 협조에 대해선 말하기가 어렵군요. 영화와 가부키를 모두 하고 있는 회사가 있지만 거기서 우리 영화를 배급하진 않았습니다. 가부키 배우들을 귀중하게 생각해서 혹여 이상하게 표현할까봐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 완성되고 나서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가부키 배우들도 SNS나 유튜브로 좋은 소감을 올려줬고 그것이 또 흥행에도 좋은 바람을 일으켜줬다고 생각해요."

영화 '국보'의 한 장면. [사진=NEW]

일본에서도 전통 예술의 한 분야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지켜온 가부키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 영화에 역시 그런 면이 상당 부분 담겼고, 일본 내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이상일 감독은 "온나가타가 여자를 흉내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부키의 요소 중에서도 집중했던 부분들을 짚었다. 

"온나가타는 어떤 상상 속에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동작이나, 형태를 말하는데 실제로 온나가타가 하는 동작을 여성들이 하지는 않죠. 뭔가 만들어진 어떤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신비성, 미스테리어스 한 부분을 형태화시켜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그것을 추구해온 거라서 실제 여성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여자같이 보여줘야 될 부분도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영역의 아름다움을 좀 찾아내야만 했어요. 그걸 영화로 보여주기도 하고요. 관념적인 설명이긴 한데요. 실루엣이랄까 단상 같은 것을 영화 속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봅니다."

키쿠오는 영화 속에서 가부키 무대에서도, 그 밖의 인생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간다. 가부키 집안의 양자로 들어가서 승승장구하려다가도 좌절이 반복되고, 주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을 뒤로하고 배우의 인생을 위해 모든 걸 건다. 키쿠오에겐 결국 가족도, 친구도 사라진 채로 예술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죠. 늙은 국보, 만기쿠가 키쿠오를 똑같이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얘기했는데 그 역시 아이가 없죠. 키쿠오가 그걸 대신해 나가게 되는 느낌이고 혈통이 아니고 예술로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키쿠오 역시도 그럴 거고 그걸 더 중요하게 생각할 거예요. 배우는 빛을 받는 사람들이라 더 많은 그림자가 생기기도 해요. 그 많은 깊은 그림자를 그리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줄 수 있었죠."

영화 '국보'의 이상일 감독. [사진=(주)미디어캐슬]

키쿠오는 가부키 세계에 입문하기 이전, 등에 커다란 수리부엉이 문신을 새긴다. 쥐나 뱀 따위를 물어다 은혜에 보답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리부엉이에게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를 물었다. 그토록 갈망하던 핏줄이 아닌 덕에 대를 이어온 병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키쿠오의 운명은 '예술'을 위해 불꽃이 돼 타오른다.

"그건 그냥 예술이지 않을까요. 키쿠오에겐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기보다 인생에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그들에게 예술을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본인도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백로 아가씨'라는 작품에서처럼 무언가에 진심으로 빠져들어서 자신의 생명까지 바치는 모습이 그 시기의 키쿠오와 닮아있지 않은가 싶어요. 아버지가 죽었던 순간, 눈 속에 아버지가 쓰러지고 피가 낭자한 순간이 가장 아프면서도 동시에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아 평생에 걸쳐 그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국보'는 가부키 세계의 혈통에 대한 엄격함과 폐쇄적인 특징이 강조되는 만큼, 재일교포인 이 감독의 출신과 어우러져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마치 영화에서처럼 핏줄을 뛰어넘는 예술성으로 '국보'의 반열에 오른 키쿠오와 조금은 다른 출신으로 일본의 실사영화 1위 기록을 넘보는 이 감독의 상황이 겹쳐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향후 K콘텐츠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에서 '파친코'를 함께 작업하며 만났던 한국 배우들과 송강호, 최우식, 이병헌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단순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사실은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는 게 가장 짙은 의도입니다. 아름다움에 우리가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 생각했고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살았을 때 진정한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인지를 고민했죠. 아름다움이란 가치관이 모든 것을 납득시킬 수 있고 모든 것들을 끌어들일 힘이 있고 생각해요.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불꽃으로 모든 걸 태워서 끝까지 무언가를 이뤄내는 방식을 보여줘요. 그런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싶지 않고 관객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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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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