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재판서 증인출석…"尹 작년 안가서 계엄 언급"
"홍장원과 다투고 싶지 않아...부하들아 미안"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해 총선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앞에서 무릎 꿇고 계엄을 반대했다는 취지로 24일 증언했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체포조 명단' 관련 질문에는 진술을 거부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 31차 공판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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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해 총선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앞에서 무릎 꿇고 계엄을 반대했다는 취지로 24일 증언했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체포조 명단' 관련 질문에는 진술을 거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출처=서울중앙지법 유튜브] |
◆ "尹, 지난해 5월경 비상대권·계엄 언급"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5월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있었던 윤 전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왔던 대화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나라 걱정과 시국 걱정을 하다가 감정이 격해졌는지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한 비상대권에 대한 말씀도 했다"며 "(대통령이) 그런 것의 일환으로 긴급명령권과 재정명령권이 무엇인지 설명했는데 그 와중에 계엄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군 통수권자인데 군이 계엄에 대해 어떤 상황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군이 계엄에 대해 어떤 상태인지, 일개 사령관이지만 정확히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구체적 계엄 계획을 얘기한 건 아니지만 제가 군의 실태를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여 전 사령관은 "군은 전시든 평시든 계엄 훈련을 한 번도 안했다"며 "왜 안하냐면 할 필요가 없다. 군이 하는 (계엄 관련) 유일한 훈련은 봄이나 가을 을지연습에서 사령부 급에서 토의식으로 한두 번 하고 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 질서가 혼란하면 군이 동원될거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육군은 30만명인데 경찰은 10만명이 넘는다. 개전 초기에 계엄령에 동원될 육군은 하나도 없고 다 전방에서 전투하기 바쁘다"고 부연했다.
여 전 사령관은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비상조치권이라 할지라도 불가능하다고 그 실태를 말했다"며 "일개 사령관이 대통령 앞에서 무례한 발언을 한 거 같아서 무릎을 꿇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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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사진=뉴스핌DB] |
◆ "홍장원, 같이 고난 받는 사람…다투고 싶지 않아"
하지만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하달받았는지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했다. 특검 측은 그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대표와 한 전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 측이 이날 재판에서 '이재명 조국 한동훈 정청래 김민석 우원식 박찬대 김어준' 등이 적힌 여 전 사령관의 메모를 제시하며 "김 전 장관에게 들은 것을 메모했나"라고 묻자 여 전 사령관은 "제가 들은 걸 적은 것이고,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충분히 추정 가능하겠지만 제 형사재판과 관련돼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또 특검 측이 '계엄 선포 이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체포조 명단을 불러줬나'라는 취지로 묻자 여 전 사령관은 "거기에 대한 생각은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이미 했고 여기서 다투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당시 홍 전 차장과 연락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홍 전 차장과 같이 고난 받는 사람들끼리 물고 뜯고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 휴정 도중 방청석의 지지자가 "대통령을 석방하라"라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은 "감사하지만 법정에서 소란스럽게 하시면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