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일 메리츠증권은 내년 원전·가스·전력·건설 부문 전반에서 구조적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두산에너빌리티 등 소수 대형주에 집중됐던 수혜가 내년에는 중소형주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원전의 해'를 이끌었던 대형주 주도 흐름은 유지되지만, 실제 프로젝트 착공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보조기기·기자재 업체들의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올해 363%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했지만, 내년에는 원전·가스 프로젝트가 실행 단계로 넘어가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밸류체인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며 "대형주 고밸류 부담이 있지만 AI 하드웨어 CAPEX 확대로 업황 자체는 견조해 추가 조정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100GW에서 400GW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고, 일본 관세 협상 재원을 활용해 Westinghouse와 Nuscale에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예산을 집행하며 대형 원전 프로젝트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Fermi가 추진하는 'President Donald J. Trump' 원전은 2026년 하반기 착공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캐나다·미국에서 SMR 프로젝트들도 내년 착공 구간에 진입하고 있는 점이 원전 사이클 확산의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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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메리츠증권은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 착공이 이뤄질 경우,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중소형 업체들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진은 APR1400 등 표준형 원전에 독점 공급하는 핵심 계측기 ICI 비중이 원전 수주의 40%를 차지하며, Nuscale 기준 모듈 하나당 12개가 탑재될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비에이치아이는 신한울 3·4호기 수주 성공에 이어 체코 프로젝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으며, 과거 Vogtle 원전에도 보조기기를 납품한 경험이 있다"며 "태웅은 Holtec·BWX·GE-Hitachi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단조 소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6년 SMR 매출 인식이 본격화될 것이다"고 전망됐다. 또한 "우리기술 역시 DCS(분산제어시스템) 국산 공급사로서 신한울 3·4호기 매출 반영이 시작되며 원전 이익률이 크게 개선되는 구조다"고 분석햇다.
또한 문 연구원은 "한국전력도 숨겨진 원전 수혜주"라며 "선행 ROE가 20% 초반대인데도 PBR은 0.5배 수준에 머물러 과거 대비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Cameco가 Westinghouse 지분 인수 후 주가가 우라늄 가격과 분리되어 상승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전력 역시 전력망 투자 확대와 정책 변수 반영 시 재평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틸리티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의 국내 확산 가능성이 부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6년 500MW 이상, 2028년에는 1GW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미국에서 이미 검증된 전력·연료전지·SMR 밸류체인을 국내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다만 전력망 투자가 그 이전에 선행돼야 하며, 한국전력이 전력망 연결을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만큼 구조적 투자 확대 없이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문 연구원은 "전력망 투자를 위해서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며, 이 부분은 이미 민주당에서도 긍정적으로 언급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서해안 전력고속도로 사업 시점을 오는 2031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길 방침이며, 이를 위해서는 2026년 착공과 선제적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종에서는 지방 주택가격 반등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제시됐다. 지방 매매가는 10월 들어 플러스로 전환됐고, 미분양 물량도 지난 9월 기준 연초 대비 5% 감소했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은 정체 구간에 머물러 있어 내년 중 해소 여부가 분양시장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공사비 상승이 멈추고 금융·토지비용이 안정화된 만큼 내년 신규 분양가는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매매가–분양가 격차(Gap)가 축소되면 지방 건설사 중심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 연구원은 "2026년은 원전·가스·전력·건설 모두에서 구조적 성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수혜가 확산되는 구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