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2026년 세계경제 전망: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를 주제로 제15차 KIEP-IMF 공동컨퍼런스를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는 미 ·중 갈등과 지정학적 긴장, 주요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각국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와 정책 대응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였다.

[제공=KIEP]

앞서 2011년 시작된 KIEP-IMF 공동컨퍼런스는 그동안 세계경제의 흐름과 주요 현안을 공유하는 연례 대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번 행사 역시 무역 긴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망 재편, 기술 투자, 재정 여력 약화 등 복합적인 변수를 함께 짚어보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시욱 KIEP 원장은 2025년 세계경제를 "역풍 속에서도 버텨낸 한 해"로 평가했다. 관세 장벽 강화와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공급망의 전략적 재편과 수출시장 다변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투자 붐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 작동해 급격한 경기 추락을 막았다는 취지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가와 산업별 회복 속도 차이가 커지며 비대칭적 결과가 드러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 같은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정교한 국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1세션에서는 '2026년 세계 및 아시아 경제 전망'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첫 발표에 나선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2026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2025년과 같은 3.0% 수준으로 제시했다.

또 내년을 관통할 키워드로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를 꼽았다. 각국이 공급망 재배치, 가격·마진 조정 등으로 무역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신관세와 무역 질서의 급변, 재정 여력 약화에 따른 위기 대응능력 저하, AI 등 특정 분야로의 기술 투자 쏠림, 금융시장 불안과 투자 위축 가능성 등이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사카이 안도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의 성장세가 올해 4.5%에서 내년에는 4.1%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2026년 1.8%로 반등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가 수출 호조와 반도체 경기 회복, 완화적 정책 기조에 힘입어 견조함을 유지해왔지만, 향후 무역 긴장 심화, 사회적 갈등 고조, 글로벌 금융 긴축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하방 위험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제2세션에서는 아시아 지역 가치사슬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아시아 가치사슬과 그 함의'를 주제로 진행된 논의에서 치카코 바바 IMF 아시아·태평양국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역내 무역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단순한 관세 인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전략을 다룬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김남석 KIEP 동남아대양주팀장은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모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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