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채 발행 여부 연구용역 착수
외화채 발행하면 환율 변동성↓
"외환 시장 좁아…안정성 중요"
"상식적 환헤지, 논의된 바 없어"
"독립·수익성 지표 균형적 검토"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외환 시장 안정화를 명분으로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해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에 착수하면서 '연금 기금의 정치적 동원'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가 국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외화채 발행을 통해 해외 투자 자금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해 국내 달러 매입 수요를 줄임으로써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계산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으로, 현행 국민연금법상 기금 재원을 보험료나 운용수익금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외화채 발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이번 검토가 현실화되려면 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민연금을 통한 외화채권 발행 형식과 시기에 대한 연구용역을 착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3년부터 논의된 얘기"라며 "발행 형식을 무엇으로 할지 언제쯤 할지에 대해 연구용역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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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김승현 기자] |
현행 국민연금법은 연금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연금보험료 ▲기금 운용 수익금 ▲적립금 ▲공단의 수입지출 결산상의 잉여금 등 4가지 재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일반재정 투입을 배제해 가입자의 보험료가 순수하게 연금 급여에만 사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투자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보고 외화채 발행을 통해 환율 안정화를 도모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외화채를 발행하면 해외투자 자금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해 국내 달러 매입 수요를 줄이고 환율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 검토 배경에 대해 "외환 시장이 좁은 상황에서 시장의 안정이 중요하다"며 "단기에 오버슈팅(환율이나 자산 가격이 기본 균형 수준을 넘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하는 현상)하는 것은 영향이 있다는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외환시장이 좁으니 다른 방식으로 오프쇼어(투자나 금융 활동이 투자자의 본국 외부 등에서 이뤄지는 형식)에서 발행하고 거기서 조달해 투자하는 검토를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꽤 오래됐다"고 했다. 그는 "발행 형식을 무엇으로 할지 언제쯤 할지에 대해 연구용역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식적 환헤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한 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식적 환헤지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에서 환율 변동 위험을 합리적·전술적 수준으로 관리하는 헤지 전략을 의미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은 기금운용본부가 하자는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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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현황 [자료=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2025.11.04 sdk1991@newspim.com |
국민연금 외화채 발행을 위해서는 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국민연금법에는 기금 재원을 연금보험료, 운용수익금 등으로만 제한하고 있어 외화채 발행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정부안을 우선 마련하되 준비 기간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국회 입법 과정도 고려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동원되는 것 아니냐, 환헤지를 해도 동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데 기금운용본부나 복지부가 시장과 영향을 안 보고 있지 않다"며 "(복지부는) 독립성과 수익성 지표가 있기 때문에 균형적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