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26포인트(1.34%) 오른 4만8704.01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32포인트(0.21%) 전진한 6901.00을 기록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60.30포인트(0.25%) 하락한 2만3593.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기대 이하의 오라클 실적은 이날 주식시장의 로테이션(회전)을 자극했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고 내년 1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경기가 강할 것이며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과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 강세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오라클의 실적 이후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 오라클의 2026 회계연도 2분기 매출액은 16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지만, 월가 기대치 162억 달러에 못 미쳤다.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는 1.64~1.68달러로 월가 전망치 1.72달러보다 낮게 제시됐다. 오라클은 이날 10.82% 급락했다.

AI 관련주는 대체로 하락하며 나스닥 지수에 부담이 됐다. 엔비디아는 1.53% 내렸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2.43% 하락했다. 다만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각각 0.40%, 1.03% 올랐다.
업종별로는 원자재와 금융업이 각각 2.23%, 1.84% 상승했고 산업재 역시 1.06% 전진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1.01%, 기술업은 0.55% 각각 하락했다.특징주를 보면 터빈 제조사 GE 버노바의 주가는 시포트의 투자 의견 하향 조정에 2.60% 하락했다. 트루이스가 2026년 최선호 종목으로 꼽은 비자의 주가는 이날 6.11% 올랐다.
◇ 미 국채금리·달러 동반 하락
미국 국채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던 정책 신호, 부진한 노동시장 지표를 소화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2.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1%를 기록했다. 전날로 5주 만의 최장 상승 흐름(4거래일)이 끝났다. 30년물 금리는 0.4bp내린 4.792%로 마감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는 3.9bp 하락한 3.526%를 기록했다.
연준은 전날 25bp(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성명은 "가까운 시일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를 담았고,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및 위원들의 금리 전망 분화에 더 주목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비둘기파적 기류"로 해석하며 국채 매수세를 강화했다.
연준은 또한 12일부터 만기 4주에서 1년의 재무부 단기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보다 빠르고 큰 규모라는 평가다. 1차 매입 규모는 400억달러(약 59조원)이며, 여기에 MBS 만기 상환분의 재투자 150억달러를 더하면 총 550억달러 유동성 주입이 이뤄진다.
고용 시장도 둔화 신호를 보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4만4000건 증가한 23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으로 전문가 추정치(22만 건)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많은 분석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변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리오픈(추가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773%로 지난달 입찰 때의 4.694%에 비해 7.9bp 높아졌다. 응찰률은 2.36배로 전달 2.29배에서 상승했다. 이전 리오픈 입찰 6회 평균치 2.40배는 하회했다.
연준의 비둘기파적 신호에 외환시장에서도 즉각 작용했다.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유로·스위스프랑·파운드 대비 수개월 만의 저점을 찍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4% 오른 1.1740달러로 상승했다. 장중에는 10월 3일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파운드/달러는 1.3387달러에서 보합권이었지만 장중 두 달 만의 고점을 터치했다. 달러/엔 환율은 155.61엔(-0.3%)까지 밀렸다.
스위스국립은행(SNB)은 이날 금리를 0%로 동결했고, 미국과의 관세 인하 합의가 경제 전망을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스위스프랑은 달러 대비 0.6% 오른 0.7947프랑으로 강세를 보였다.
◇ 은 날개에 금도 상승, 유가는 하락
미국 금리 흐름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한 영향에 금 가격이 상승했다. 최고치를 경신한 은값 랠리도 금 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2.1% 오른 온스당 4,313달러에 마감했다.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2일 오전 3시 42분 기준 온스당 4,280.08달러로 1.2% 상승했다. 이는 10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 현물 가격은 약 4% 상승한 온스당 64.22달러로,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 64.31달러에 근접해 거래됐다.
달러지수는 주요 통화 대비 8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금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됐다.
유가는 우크라이나 소식 등에 주목하며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배럴당 61.28달러로 93센트(1.49%) 내렸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86센트(1.47%) 하락한 배럴당 57.60달러에 마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합의 가능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듯 하다. 평화 합의가 성사될 경우, 현재 대부분의 세계 시장에서 제외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휘발유 재고는 250만 배럴 증가했으며, 증류유 재고도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
◇ 유럽증시, 美금리인하에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3.17포인트(0.55%) 뛴 581.34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64.47포인트(0.68%) 상승한 2만4294.61로,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7.63포인트(0.49%) 전진한 9703.16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3.07포인트(0.79%) 오른 8085.76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36.67포인트(0.54%) 상승한 4만3702.01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20.50포인트(0.72%) 뛴 1만6883.00으로 마감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케빈 해싯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이는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금리를 0.0% 수준으로 동결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미국과의 관세 인하 합의가 경제 전망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주요 섹터 중에서는 은행주가 1.7% 상승해 전체적인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엑산 BNP 파리바는 유니크레딧과 ING 등 은행들이 2027년에 평균 16% 이상의 유형 자기자본이익률(ROTE)을 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영향으로 유니크레딧은 2.4%, ING는 2.2% 올랐다. 스페인의 BBVA 은행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완료 후 2.3% 상승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 규제 간소화를 제안했지만 금융기관의 전반적 부담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업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건설업과 여행업 지수는 각각 약 1.8% 상승했다. 사흘 연속 하락했던 명품 업종도 0.6% 반등했다.
반면 유틸리티 업종은 0.45% 하락했는데, 블랙록이 스페인 에너지 업체 네이처지의 지분 7.1%를 약 17억 유로에 매각하면서 이 회사 주가가 6.4% 급락한 영향이 컸다.
유럽 항공·방위 업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0.8% 하락했다.
특징주로는 딜리버리 히어로가 전날 13.7% 급등 이후 씨티그룹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5.3% 하락했다.
◇ 인도증시, 연준 금리 인하에 상승
11일 인도 증시는 상승했다. 연준의 0.25% 금리 인하에 안도하면서 직전 거래일까지 3거래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끊었다.
센섹스30 지수는 0.51% 오른 8만 4818.13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55% 상승한 2만 5898.5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인도 규제 당국이 연기금의 증시 투자 범위를 확대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총 1770억 달러(약 20조 8626억 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이 니프티250 지수 및 BSE250 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상위 200개 상장 기업으로 제한됐던 투자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 유동성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부담 요인이다. 미국과의 합의 지연으로 고율 관세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약 15억 6000만 달러(약 2조 2968억 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인도 증시를 빠져나간 가운데, 이는 루피 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고, 루피 약세는 다시 투심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