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내달 이후 일본에서는 자이언트 판다를 볼 수 없게 된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2026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반환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판다 대여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일본은 약 반세기 만에 '판다 무보유국'이 된다.
일본에서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를 기념해 판다가 처음 도입된 이후, 줄곧 중일 우호의 상징으로 기능해 왔다. 그런 판다가 모두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번 반환은 외교적 함의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도는 판다 사육을 계속하기 위해 중국 측에 번식 연구 프로젝트 연장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에노 동물원의 판다는 도쿄도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가 체결한 보호·연구 협정에 따라 일정 기간 대여된 개체로, 반환 기한은 이미 2026년 2월로 정해져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본 측의 연장 요구는 외교적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일본 내 판다는 사실상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2024년에는 우에노 동물원의 리리와 신신이 먼저 중국으로 돌아갔고, 2025년 6월에는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의 '어드벤처 월드'에서 사육되던 판다 4마리도 모두 반환됐다. 현재 남아 있던 마지막 개체가 바로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최근 심화되고 있는 중일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일본의 안보 정책 변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발언, 미일 협력 강화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중국이 판다를 더 이상 외교 카드로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은 관계 개선 국면에서 판다 대여를 적극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주,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판다 반환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판다 외교의 방향이 '확대'에서 '선별'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사회에서도 아쉬움이 적지 않다. 판다는 세대를 거쳐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존재였고, 관광·지역 경제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컸다. 그러나 내달 이후 일본의 동물원에서는 더 이상 판다를 만날 수 없게 된다.
중일 관계의 온도를 가늠해 온 판다가 사라진 일본. 이번 반환은 외교 지형 변화가 일상 속 풍경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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