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광고비 역풍, 트럼프 압박 탓
역풍의 순풍 전환, 왜? FDA 광고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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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의사들의 링크드인'으로 불리는 의료진용 네트워킹 플랫폼 업체 독시미티(종목코드: DOCS)를 둘러싸고 저점매수론이 나온다. 종전까지 역풍이었던 고객 제약사들의 광고비 흐름이 순풍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게 관련 주장의 논지다.
◆올해 주가 수난기, 왜?
올해 독시미티 주가는 수차례 수난을 겪었다. 연초 이후 18%라는 낙폭 자체도 가볍지 않지만 그 안에는 3차례의 급락기가 있다. 2~5월의 추락, 9월 말~11월 초순의 급락, 또 11월 초순~현재까지의 하락이다. 현재가는 43.8달러(16일 종가)로 2월 연중 최고가 83달러 대비 47% 떨어져 반 토막 정도가 됐다.


'주가가 비싸졌다'는 인식과 함께 하락기를 관통한 악재는 고객 제약사들의 광고 예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염려, 약가 인하 추진 등으로 비용 우려가 가중되자 제약사들이 광고비 집행을 보수적으로 바꾸게 된 게 큰 배경이다.
독시미티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을 운영하지만 매출 자체는 제약사들의 광고에서 나온다. 독시미티는 의사·간호사 등에 동종업계 교류, 의학계 소식, 원격진료 도구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 결과 현재 미국 의사의 80% 이상이 관련 플랫폼에 가입돼 있다.
제약사는 관련 플랫폼에다가 광고를 낸다. 자사 의약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인력 확보를 위한 병원이나 헤드헌터도 매출원이지만 제약사가 압도적이다. 마케팅 솔루션의 매출 비중이 90%를 초과하고 이 중 제약사가 대부분이다. 제약사 상위 20곳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제약사 광고비 악재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11월 초순에 공개된 분기 결산에서 격렬하게 드러났다. 투자자 사이에서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던 참에 경영진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보수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재를 뿌린 것이다.
◆"풍향이 바뀌었다"
경영진이 신중론을 고수하는 가운데에도 저점매수론이 나오는 것은 이미 광고비 지출의 풍향이 독시미티에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판단이 있다. 경영진의 '아직 불확실하다'는 발언은 '최근의 상황 변경이 실적으로 어떻게 연결될지 일단 지켜보자'는 보수적인 취지의 언급으로 봐야 한다는 거다.

'풍향 전환'의 근거로 거론되는 게 식품의약국(FDA)의 발표다. 올해 9월 FDA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처방약의 소비자 대상 직접광고 단속)에 따라 종전에 허용해온 '간략위험고지(TV·라디오)' 규정을 폐지하고 모든 부작용 정보를 광고에 포함하도록 하는 규정 변경에 착수했다. 이러면 TV 광고는 화면에 수십개 부작용을 나열해야 해 사실상 광고가 불가능해진다.
FDA 조처는 즉시 시행과 후속 제도정비 등 2가지다. 즉각 이뤄진 것은 제약사에 대한 '권고적 성격(소셜미디어와 TV를 비롯한 모든 미디어 광고 대상)'의 서한 발송이다. 후속 조치는 간략위험고지를 가능케 한 규정(1997년)을 되돌려 TV와 라디오 광고에서 모든 부작용을 직접 언급하도록 하는 거다. 관련 규정을 폐지하려면 행정적 절차가 필요해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한다.
간략위험고지의 폐지가 TV와 라디오만 대상으로 한다지만 소비자 직접광고 중에서 효과가 큰 건 TV다. 비용도 가장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 되돌려지면 사실상 처방약 광고의 길이 크게 좁혀진다. 올해 9월 기준 제약업계의 광고 중 TV 비중은 62%, 연간 62억달러로 추산됐다. 인쇄물 10%, 디지털/온라인 15%, 소셜미디어 5%다.
◆눈길 돌리는 제약사들
제약사 입장에서는 소비자 광고 길이 막히면 의료진 대상 마케팅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FDA가 모든 미디어를 대상으로 촉구 서한을 발송한 만큼 온라인 활동도 제약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 의사 80% 이상이 가입한, 의료전문가(HCP) 대상 디지털 플랫폼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 중인 독시미티에 제약사들의 눈길이 더욱 쏠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②편에서 이어짐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