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뉴스핌] 백운학 기자 =겨울 기운이 매서워진 19일 오전, 충북 진천의 한 양봉 농가. 찬바람 사이로 농장주는 장갑 낀 손으로 벌통의 보온재를 단단히 고정하고 있었다.

"작년엔 응애 피해가 더 심했어요."
양봉인 A(58) 씨는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말했다.
겨울철 진드기와 응애는 벌들의 가장 큰 적이다. 제대로 방제하지 않으면, 봄을 맞기도 전에 수백 군(群)의 꿀벌이 사라진다.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양봉 농가의 40%가 진드기·응애 피해를 입었고, 이외에도 농약 중독과 말벌 공격 등으로 피해율이 55%에 달했다.
월동기 봉군 고사율은 전체의 30~40% 수준이었다.
군은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오는 23일까지 '월동 봉군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병해충 예방 중심의 집중 관리 기간으로, 봉군 세력과 여왕벌 상태 점검, 충분한 먹이 확보, 환기 조절, 진드기·응애 방제가 주요 점검 대상이다.
현장에서는 농가들마다 벌통 옆에 온도계를 달고 환기구멍을 조절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벌들이 얼지 않게 하면서도 습기가 차지 않게 해야 해요. 한겨울엔 온도 몇 도 차이로 봉군이 전멸하는 일도 생깁니다."
한 베테랑 양봉인은 "겨울은 꿀 생산이 멈추는 시기지만, 농부들에겐 가장 긴장되는 계절"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천군에는 156개 양봉 농가가 2만 2045군의 봉군을 사육하고 있다.
꿀벌은 지역 농업의 화분 매개와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존재로, 월동기 관리의 성패가 내년 봄 농업 생산성에 직결될 전망이다.
김수향 군 기술보급과장은 "월동기 관리 실패는 이듬해 봉군 증식과 화분매개 활동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양봉농가에서는 월동 전, 중, 후 관리 요령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말했다.
baek34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