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구도 더 치열…서울권은 지원자 감소 영향에 중복합격 확대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정원이 축소된 가운데 서울권 주요 의대 수시 최초합격자들의 등록 포기(미등록) 규모가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 감축이 집중된 지방권 의대는 수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복합격에 따른 미등록 인원이 크게 줄어드는 등 서울·지방 간 흐름이 엇갈렸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 인원을 공개한 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고려대 등 주요 4개 의대의 미등록 인원은 총 9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대학 수시 전체 모집인원 대비 48.4%로, 최근 5년(2022~2026학년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주요 4개 의대의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은 ▲2022학년도 88명(43.3%) ▲2023학년도 85명(41.9%) ▲2024학년도 70명(37.6%) ▲2025학년도 84명(45.2%)에 이어 2026학년도 90명(48.4%)으로 늘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0명으로 5년 연속 미등록이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연세대는 28명(44.4%), 가톨릭대는 23명(41.1%), 고려대는 39명(58.2%)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세대와 가톨릭대는 모두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세대는 2022학년도 22명(33.3%)에서 2026학년도 28명(44.4%)으로 증가했고, 가톨릭대도 2022학년도 17명(30.4%)에서 2026학년도 23명(41.1%)으로 늘었다.
서울권 의대 가운데 미등록 인원을 공개한 이화여대도 증가세를 보였다. 이화여대는 전년도 4명(22.2%)에서 2026학년도 6명(26.1%)으로 늘었다.
서울권과 지방권을 비교하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1차) 현황을 공개한 8개 의대 가운데 서울권(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고려대·이화여대) 5개 대학의 미등록 인원은 96명(45.9%)으로 전년 88명(43.1%) 대비 8명(9.1%) 증가했다.
반면 지방권(부산대·제주대·연세대 미래캠퍼스) 3개 대학 합산 미등록은 49명(26.8%)으로 전년 80명(35.7%)보다 31명(38.8%) 감소했다. 부산대는 23명(27.1%)으로 전년 44명(42.3%) 대비 21명(47.7%) 줄었고, 제주대는 7명(31.8%)으로 전년 18명(48.6%) 대비 11명(61.1%) 감소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19명(25.0%)으로 전년 18명(21.7%)보다 1명(5.6%) 늘었다.
종로학원은 이 같은 흐름이 의대 정원 축소의 지역별 영향과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정원 감축이 지방권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면서 지방권 의대는 수시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해져 중복합격·이탈 여지가 줄어든 반면, 서울권은 모집 인원 변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지원자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중복합격에 따른 미등록이 오히려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올해 의대 정원이 대폭 축소되며 의대 지망 수험생 자체가 지난해보다 줄고, N수·반수 등 상위권 재도전 수요도 감소하면서 서울권 주요 의대 합격생들의 타 의대 중복합격 양상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주요 의대 중에서는 서울대 의대 선호가 여전히 강해 서울대의 미등록이 0명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권 의대의 미등록 증가로 상위권 자연계 학과를 중심으로 추가합격(충원) '연쇄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시 추가합격 최종 등록 마감일인 24일까지 충원 결과가 이어질 수 있고, 대학별로 추가합격 규모와 속도의 편차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에서 미등록이 늘면 자연계 학과의 충원 이동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수험생들은 추가합격 여부와 등록 처리 절차를 마감일까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