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추격 넘어 MAU 격차 축소…"AI-검색-광고-클라우드 선순환 본격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 초 인공지능(AI)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구글이 2026년을 앞둔 지금 업계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는 월가 안팎에서 한동안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연합에 밀려 2~3위 그룹으로 분류됐던 구글이 2025년 한 해 동안 AI 모델·클라우드·칩 생태계를 단단히 다지면서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 제미나이·클라우드로 완성한 '풀 스택 AI'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력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시리즈의 부상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확장이다.
구글은 2025년 내내 제미나이 업그레이드에 공을 들이며 검색·유튜브·안드로이드·워크스페이스 전 제품군에 AI 기능을 촘촘히 넣었고, 최신 버전 제미나이는 코드 작성·추론·멀티모달 처리 등 여러 핵심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GPT-5.1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내부에 '코드 레드'에 가까운 비상 대응을 주문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양측의 주도권 다툼은 정면 승부 양상으로 번졌다.
AI 인프라 측면에서도 구글의 존재감은 커졌다. 대표적인 예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으로, 이 회사는 2025년 10월 구글 클라우드의 AI 가속기에 대한 사용 계획을 대폭 늘려 최대 수십 만~100만 개 규모 칩 사용을 염두에 둔 장기 파트너십을 예고했다.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메타의 AI 인프라에도 구글 칩을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그동안 엔비디아에 쏠렸던 AI 칩 의존도를 일부 구글이 나눠 가져가는 그림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사용자·생태계에서 앞서가는 구글
소비자 접점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TD 코웬 조사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미국 소비자 약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이용자(MAU) 점유율은 몇 달 새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챗GPT는 정체 또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모바일 생태계 측면에서도 안드로이드 신형 기기에 제미나이가 기본 탑재되면서, 별도 앱·웹 접속이 필요한 챗GPT보다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탄 '나노 바나나(Nano Banana)' 이미지 편집 앱 같은 실험적 서비스도 제미나이 트래픽 확대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구글이 드디어 AI 스택 전 구간을 묶어낸 첫 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공동대표는 보고서에서 "구글은 완전히 통합된 AI 스택을 갖춘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올라섰다"며 "제미나이는 선도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고, 사용자 기반은 오픈AI보다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진단했다.
검색과 광고, GCP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AI-검색-광고-클라우드' 선순환 고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동시에 구글의 질주는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진영과의 경쟁을 한층 격화시키고 있다.
오픈AI는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맞춤형 모델, 개발자 툴 강화로 방어전에 나서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윈도우·애저 전반에 AI 기능을 확장하며 '생산성 AI' 전선을 넓히는 중이다.
그럼에도 검색·모바일·유튜브라는 초대형 트래픽 허브를 모두 쥔 구글이 2025년 들어 AI 트렌드를 선도하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겨 놓았다는 데에는 시장의 이견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