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30일 정오, 제천 봉양읍 장평리 봉양역 앞 교차로. 회색 구름이 걷힌 새 길 위로 첫 차량들이 천천히 지나갔다.
이날 충청내륙고속화도로의 마지막 구간인 '충주 대소원~제천 봉양' 17.4㎞가 문을 열었다.

청주에서 제천까지 잇는 총 57.8㎞의 내륙 교통축이 마침내 완성된 순간이었다.
한 주민은 "이제 제천에서 청주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도로가 뚫리면 출퇴근과 물류가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첫 삽… 1조 원 투입된 8년의 기록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금암리에서 제천시 봉양면 장평리까지 이어지는 국도 36호선 구간으로, 2017년 5월 첫 삽을 떴다. 총사업비 1조436억 원이 투입된 대형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청주 북이~증평 도안 간 1-1공구(10.5㎞) 개통을 시작으로 올해 5월과 11월 각각 증평~음성, 음성~충주 구간이 잇따라 개통되면서, 8년 만에 전 구간이 완전 연결됐다.
국토교통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충북도가 사업 말미에만 2600억 원 이상을 추가 투입하며 완공을 앞당겼다.
이날 오전 충주시 대소원면 만종리에서는김영환 충북지사와 조길형 충주시장,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건설 관계자 등 주요 인사들이 모여 간소한 개통식을 가졌다.
김 지사는 "충북형 경부고속도로라 불릴 만큼 내륙의 산업과 교통을 한 축으로 묶는 상징적 사업"이라며 "이제 충북의 경제지형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북부·중부 산업벨트 직결… 물류·관광 '동맥로' 기대
이번 개통으로 청주에서 제천까지 이동 시간은 기존보다 약 30% 단축됐다.
충북 북부권 공단과 청주권 산업단지를 잇는 물류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고, 제천·충주 지역 관광 활성화도 기대된다.
충주기업도시 물류센터 관계자는 "청주공항과 오창산단까지 한 번에 연결되니 물류 흐름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며 "기업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로 개통현장에서 만난 한 시공 관계자는 "험한 지형과 긴 공사 기간 탓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오늘처럼 차량이 오가는 모습을 보니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내륙 균형발전 축' 완성… 충북형 교통지도 새로 그리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단순한 도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충북의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해 청주-증평-음성-충주-제천을 일직선으로 묶으며, 지역 간 생활권과 산업권을 하나로 연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완전 개통으로 충북 내륙의 산단 접근성이 개선되고, 중부내륙고속도로·평택제천고속도로 등과 연계해 전국 물류망의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분석한다.
8년의 기다림 끝에 새롭게 열린 이 길 위에서, 충북은 또 한 번 '지방시대의 중심'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봉양역 앞 교차로를 지난 첫 트럭의 경적이 내륙의 새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baek34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