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첼시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우승, 그리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정상 등 굵직한 성과를 이끌었던 엔초 마레스카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첼시는 지난 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마레스카 감독과 동행을 마무리한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성명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확보를 비롯해 네 개 대회에서 중요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팀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2024년 6월 첼시 사령탑에 부임한 뒤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축구 철학을 팀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부임 첫 시즌 만에 첼시를 다시 UCL 무대로 복귀시켰고,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이라는 값진 트로피도 안겼다. 올 시즌 역시 EPL 5위, UCL 리그 페이즈 15위로 경쟁력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같은 성적을 고려하면, 구단이 내세운 '성적 부진'이라는 이별 사유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승 4무 3패에 그치며 승점을 대거 잃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승점 30으로 EPL 5위에 머물러 있어 선두 아스널(승점 45)을 추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 UCL 진출이 가능한 4위권 진입은 여전히 가시권에 있으며, UCL과 국내 컵대회에서도 첼시는 탈락하지 않고 생존해 있다.
그럼에도 첼시가 마레스카 감독과 결별을 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성적 문제를 넘어선 내부 갈등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BBC', '스카이스포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주요 매체들은 첼시 구단과 마레스카 감독 사이에 선수 기용과 의료진 권고를 둘러싼 심각한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레스카 감독은 선발 명단 구성이나 교체 카드 활용 과정에서 선수의 몸값이나 구단의 투자 논리가 지나치게 개입되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불만을 내부적으로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도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에버턴을 2-0으로 꺾은 뒤에는 "구단의 많은 사람이 나에게 최악의 48시간을 안겼다"라고 직설적으로 발언하며 갈등을 암시했다.

특히 주장 리스 제임스의 기용을 둘러싼 문제는 갈등의 핵심 중 하나였다. '스카이스포츠'는 "마레스카 감독이 리스 제임스의 출전 시간 관리 문제를 놓고 첼시 의료진과 입장 차이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부상 이력이 잦은 리스 제임스의 연속 선발에 대해 메디컬 팀은 우려를 나타냈지만, 마레스카 감독은 그를 계속 기용하길 원했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마레스카 감독의 거취와 관련된 움직임도 보드진의 신뢰를 흔든 요소로 작용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해 10월 말 두 차례, 그리고 12월 중순 한 차례 더 향후 맨체스터 시티 감독직에 공석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관련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구단에 전달했다. 이 같은 행보는 첼시 수뇌부의 심기를 자극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성적 논란, 선수 기용 문제, 그리고 보드진과의 신뢰 붕괴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마레스카 감독은 팀을 세계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첼시를 떠나게 됐다.
한편 첼시는 빠르게 차기 사령탑 물색에 돌입했다. 프랑스 리그1 스트라스부르에서 젊은 선수 육성 능력을 인정받으며 팀을 지난 시즌 리그 7위로 이끌고 UECL 진출을 성사시킨 잉글랜드 출신 리엄 로세니어 감독을 비롯해,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포르투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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