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단체서 우려 담긴 의견 전달해
노동부, 의견 검토 거쳐 최종안 확정
김영훈 "합리적 안 적극 수용할 생각"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2·3조(노란봉투법) 시행령의 입법예고 기간이 지난 5일로 종료됐다. 정부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들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폐지, 교섭단위 분리 결정 기준 확대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부는 접수된 의견을 검토해 개정안 내용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6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개념을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시행령에는 이 같은 법 취지를 살려 실제 하청 노조와 원청 사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면 되는지가 담겼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시행령 개정안을 제시했고, 전날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둬 노사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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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에 따르면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 노조가 있을 경우 교섭 대표 노조를 하나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가 필요하다.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다양한 하청 노조들 간 교섭 대표를 어떻게 정할지,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의 단일화는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우려가 꾸준하게 제기됐다.
노동부는 시행령을 통해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는 원칙적으로 분리하기로 하고, 하청노조끼리는 개별 하청·직무별로 나누거나 전체 하청노조가 교섭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교섭대표 노조 선정 과정에서 원청 사용자와 하청 노조가 합의를 이뤘다면 이를 우선 존중한다. 자율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동위원회가 노사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 분리 방향에 대해 판단한다.
노란봉투법은 당장 오는 3월 10일 시행된다. 시행령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시간이 촉박하지만 노사 모두 반발이 거세다. 양대노총은 교섭창구 단일화 방식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 동안 70페이지에 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견서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노동조합이 보유한 헌법상 단체교섭권을 제한 및 박탈하는 문제"라며 "창구 단일화 강제 시 노란봉투법은 현장에서 무력화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동부를 만나 기존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시행령 개정안 공개 이후 성명을 통해 "초기업교섭은 개별 사업장의 경계를 넘는 협의를 확대하는 과정인데,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사업장 단위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화해 구조적으로 역행한다"며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교섭에 배제되는 소수 노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교섭대표가 된 노조 역시 특정 하청사 노동자뿐 아니라 전체 하청사 노동자를 대표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되는 점도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경영계 공동 태스크포스(TF)도 이번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TF를 꾸려 노조법 개정에 대응하고 있다. TF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외에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등으로 구성됐다.
경총은 의견서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앞서 공개한 입장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총은 "무분별하게 교섭단위 분리 결정 기준을 확대할 경우, 15년간 유지된 원청 단위의 교섭창구 단일화가 형해화되어 산업 현장에서 막대한 혼란이 우려되는 만큼 무분별하게 교섭단위 분리 결정 기준을 확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 단체도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전날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 문제점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민변은 "노동부가 소수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제도로 많은 비판을 받아온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적용하도록 적극 나서는 것, 이는 그 자체로 위헌적인 시도이며 의무 해태"라고 강조했다.
민변은 또 "시행령 개정안은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이행하기는커녕 교섭권 확대를 절차적 제약으로 무력화할 위험성만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청업체 전체 창구단일화를 강제할 경우, 사측이 지배하는 노조가 과반수 대표노조가 되도록 하거나 공동교섭단 내 과반수를 점하도록 만들기 위해 사용자가 개입하기 쉽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접수한 의견을 검토해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은 법에 명시된 만큼 시행령에서 이를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노사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노동계든 재계든 의견을 취합해 수용할 예정"이라며 "입법 예고는 수용자 의견을 듣는다는 의미다. 그런 차원에서 합리적 안을 적극 수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shee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