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저커버그 비롯, 유튜브 등 증언 채택...틱톡은 피해자와 합의로 빠져
패소시 소송 봇물·플랫폼 변경 압박...CDA 20조 등 놓고 치열한 공방 불가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에서 주요 소셜 미디어 기업 수장들이 청소년 정신 건강 피해와 '중독 설계' 논란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법정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2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번 주 시작되는 소셜 미디어 관련 재판에 메타와 구글의 유튜브, 틱톡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언대에 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소셜 미디어 거대 기업들이 청소년 이용자의 중독·우울·정신적 외상을 초래했다는 혐의로 배심원 앞에서 책임을 직접 다투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틱톡은 이날 오후 배심원 선정이 시작되기 직전 원고 측과 비공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원고는 북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19세 여성 'K.G.M.'으로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부터 소셜 미디어의 주의를 끄는 설계(attention-grabbing design)로 인해 중독됐고, 그 결과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는 기업들이 이러한 위험을 알고도 방치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 측을 대리하는 소셜 미디어 피해자 법률 센터의 매슈 버그먼 변호사는 "이번 재판은 가족들이 처음으로 법정에서 판단을 받을 권리를 얻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디지털 시대의 중대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술 기업들이 자사 제품으로 인한 피해를 법정에서 설명해야 하는 첫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재판은 단순히 캘리포니아주는 물론 전국에 걸쳐 제기된 유사한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고 승소로 판결이 나올 경우,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손해배상을 하거나 플랫폼 설계를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서 합의를 해야 할 처지에 몰리게 된다.
이번 주 재판에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와 인스타그램의 아담 모세리 CEO가 증인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CEO들의 소환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초 소환 대상이었던 틱톡과 스냅은 피해자와의 합의로 재판을 피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저커버그가 증언대에 설 경우, 과거 의회 청문회와는 전혀 다른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발언이 아닌 법정에서, 수천 쪽의 내부 문서를 근거로 집중적인 반대 신문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수십 년간 빅테크를 보호해 온 통신품위법(CDA) 230조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들은 그동안 CDA 230조가 이용자 게시물이나 알고리즘 추천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해 준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올해 초 K.G.M. 사건과 일부 유사 소송에 대해 "플랫폼 설계 자체의 결함"을 다투는 것이기 때문에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배심원단이 피해 원인을 제3자 콘텐츠로 볼 경우 기업이 승리할 수 있지만, 중독을 유발한 설계 결함으로 판단할 경우 빅테크의 법적 방어 논리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언론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이번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더라도, 주(州) 차원의 규제 입법과 연방 소송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학군과 학부모를 포함해 1,600명 이상이 주 법원 공동 절차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방 차원에서도 30여 개 주 검찰총장이 참여한 별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