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중국 축구가 또 한 번 대대적인 '숙청 모드'에 들어갔다. 승부조작과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며 칼을 빼 든 중국축구협회(CFA)의 칼끝은 이번에도 날카로웠다.
CFA는 29일 반부패 캠페인의 일환으로 축구인 73명을 축구계에서 영구 퇴출하고, 중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슈퍼리그 소속 9개 구단에 승점 삭감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개인과 구단을 동시에 겨냥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강도 높은 제재다.

이번 명단에는 중국 축구의 얼굴이었던 인물도 대거 포함됐다. 전 중국 대표팀 감독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서 활약했던 리톄, 중국축구협회장을 지낸 천쉬위안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 모두 이미 사법적 판단을 받은 상태다.
리톄는 2019~2021년, 2024년 중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인물로, 지난해 12월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천쉬위안 전 회장 역시 약 1100만 달러(약 157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CFA는 "이번 징계는 체계적인 조사와 검토를 거쳐 결정됐다"며 "축구계 규율을 강화하고 환경을 정화하며 공정한 경쟁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승부조작 시점이나 방식, 개별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구단 징계도 예외는 없었다. 슈퍼리그 9개 구단이 승점 삭감과 벌금 처분을 받았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상하이 선화와 톈진 진먼후가 각각 승점 10 삭감과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제재금으로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최근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상하이 하이강 역시 2026시즌을 승점 5가 삭감된 상태로 출발해야 하며, 40만 위안의 제재금도 부과받았다.

중국축구협회는 "각 구단이 연루된 부정 거래의 규모와 성격, 심각성, 사회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부패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중국 축구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FA는 지난해 9월에도 선수·관계자 43명을 영구 퇴출하고, 17명에게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 명단에는 산둥 타이산에서 뛰었던 손준호(충남아산)도 포함됐다.
손준호에게 적용된 혐의는 이른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이나 단체 소속 인물이 직무상 편의를 이용해 재물을 불법 수수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중국 축구는 오랜 기간 부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그 고질병을 뿌리째 도려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다만 반복되는 대규모 숙청이 구조 개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충격 요법에 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분명한 건 중국 축구가 다시 한 번 공정이라는 이름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