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알카라스 "모든 선수에게 영감 준 당신과 경기 영광"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역사와 역사가 충돌한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 코트 위. 테니스 역사는 '메이저 최다 25승'이 아닌 '최연소 그랜드 슬램'으로 쓰여졌다. 1일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은 한 시대의 끝과 다음 시대의 시작을 동시에 보여줬다. '테니스 GOAT' 노바크 조코비치는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에게 패한 뒤 왕관을 물려주며 말했다. "당신이 한 일을 묘사하기에 가장 좋은 단어는 역사적, 전설적이라는 표현입니다."

알카라스는 이날 호주오픈 10회 우승, 메이저 24회 우승을 이룬 '미스터 퍼펙트' 조코비치를 무너뜨렸다. 그가 가장 강했던 하드코트에서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테니스 신구 황제 세대교체에 마침표를 찍었다.
알카라스는 메이저 통산 7번째 우승과 함께 네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2003년 5월생인 그는 만 22세 272일에 이 기록에 도달했다. 오픈 시대 기준 종전 최연소 기록인 라파엘 나달의 24세 3개월을 1년 이상 앞당겼다. 이날 관중석에는 나달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역사적 장면을 지켜봤다.
시상식에서 알카라스는 조코비치를 향해 "당신은 테니스 선수들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운동선수에게 영감을 줬다. 당신의 경기를 보며 자랐고, 이렇게 함께 경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트로피를 얻기 위해 프리시즌부터 많은 노력을 했다"며 팀에 공을 돌렸다.

조코비치는 패배 뒤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는 "넌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한 뒤 "나처럼"이라고 덧붙이며 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관중석의 나달을 향해서는 "스페인 출신 전설 2명을 상대해야 하니 불공평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날 16세 나이 차이가 나는 두 선수의 이날 경기 내용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공격 성공(위너) 횟수는 32-36으로 비슷했다. 다만 나이가 많은 조코비치가 범실(언포스드 에러)에서 46-27로 훨씬 많았다. 알카라스는 경기 중반 이후 랠리 길이를 조절하며 실수를 줄였고 조코비치는 스트로크 아웃이 늘었다. 외신들은 "알카라스의 경기 조정 능력과 멘탈이 조코비치급"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하드, 클레이, 잔디 코트에서 모두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채운 알카라스는 이제 다음 목표를 바라본다. 한 해 네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다. 이 기록은 1938년 돈 버지, 1962년과 1969년 로드 레이버 등 단 세 차례만 달성됐다. 오픈 시대 이후로는 1969년 레이버가 유일하다. 나달과 페더러, 조코비치도 넘지 못한 금자탑을 향해 뛴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