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엘레나 리바키나(세계 5위·카자흐스탄)가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를 꺾고 호주오픈 트로피를 처음 품에 안았다. 3년 전 결승에서 내줬던 우승컵을, 같은 상대에게서 되찾아온 완벽한 '복수극'이다.
리바키나는 3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사발렌카를 2-1(6-4 4-6 6-4)로 제압했다. 2시간 18분 동안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주고받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마지막에 웃은 쪽은 리바키나였다.



리바키나는 2022년 윔블던을 제패한 이후 4년 만에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음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3위까지 도약할 전망이다. 우승 상금은 415만 호주달러(약 40억5000만 원).
사발렌카는 2023·2024년 호주오픈을 연달아 제패했다. 지난해 준우승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리바키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 내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요동쳤다. 리바키나는 1세트 사발렌카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이후 강한 퍼스트 서브와 깊은 리턴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사발렌카 특유의 공격적인 리턴이 살아나지 못한 사이, 세트는 6-4로 리바키나에게 넘어갔다.
2세트 들어 사발렌카가 살아났다. 몸이 풀린 듯 포핸드 위너와 강한 서브가 터지기 시작했고, 리바키나의 다섯 번째 서브 게임에서 드롭샷 실수가 나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러브 게임 브레이크를 완성해 4-2로 달아났다.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 6-4로 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초반 분위기도 사발렌카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리바키나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2-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리바키나는 특유의 차가운 표정과 침착함을 잃지 않고 버텼다. 라인을 타는 강한 스트로크와 서브로 랠리의 길이를 조절하면서, 사발렌카가 흔들리기를 기다렸다. 결국 사발렌카의 범실과 퍼스트 서브 난조가 겹치자, 리바키나는 상대의 3·4번째 서브 게임을 연달아 브레이크하며 5-3 역전에 성공했다.
매치 포인트는 리바키나다운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터진 건 강력한 서브 에이스. 공이 라인을 찢고 들어가자, 리바키나는 세리머니 대신 담담한 미소와 함께 라켓을 내려놓았고, 천천히 코치진 쪽으로 걸어가 포옹을 나눴다.
하드코트에서 사발렌카를 끌어내린 리바키나는 윔블던 잔디 여왕에서 호주 하드코트까지 정복한 '멀티코트 챔피언'으로 자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